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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위작설’ 이우환 그림들, 국과수 “13점 모두 가짜”

등록 2016-06-02 13:46수정 2016-06-02 22:55

경찰, 압수작품 감정결과 공개
“물감성분·제작기법 진품과 달라”
매매 유통과정 수사 확대할듯
이우환 작가
이우환 작가
지난 수년간 국내 미술시장에서 원로거장 이우환(80) 작가의 그림으로 유통되다 위조 의혹이 불거진 작품 13점에 대해 경찰이 ‘위작’ 판정을 내렸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지수대)는 2012년께부터 서울 인사동 일부 화랑과 경매에서 이우환 작가의 작품으로 소개되면서 수십억원에 거래됐다고 알려진 <점으로부터> 연작 등 13점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감정한 결과 모두 위작으로 판명됐다고 2일 밝혔다. 국과수에 감정을 맡긴 작품은 위작 유통·판매책이 보관한 8점, 일반인이 구매한 4점, 케이(K)옥션 경매에 나왔던 1점이다.

이우환 작가의 이름과 그가 지은 고유의 제목을 달고 국내 유통된 작품들 가운데 공식 위작 판정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이 작가는 “한국에서 내가 본 작품들 가운데는 위작이 없었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특히 위작 판정을 받은 작품들 가운데 지난 연말 케이옥션 경매에 나온 78년 작 <점으로부터>는 작가한테서 대리감정을 위임받은 화랑주 ㅅ씨 등이 진품으로 판정해 출품했다가 감정서 위조사실이 드러나면서 압수된 작품이어서 진위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작가에게 압수한 작품들을 보여주지 않고 다른 전문가들의 견해만 듣고 위작 판정을 공개한 것도 감정 절차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을 부를 조짐이다.

지난해 12월 케이(K)옥션 경매에서 약 5억원에 낙찰된 뒤 감정서 위조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이 압수한 이우환 작가의 78년작 ‘점으로부터 No. 780217’. 경찰은 이 그림을 포함해 이우환 작가의 작품으로 유통된 그림 13점을 감정한 결과 모두 위작이란 결론을 냈다.
지난해 12월 케이(K)옥션 경매에서 약 5억원에 낙찰된 뒤 감정서 위조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이 압수한 이우환 작가의 78년작 ‘점으로부터 No. 780217’. 경찰은 이 그림을 포함해 이우환 작가의 작품으로 유통된 그림 13점을 감정한 결과 모두 위작이란 결론을 냈다.
경찰에 따르면, 국과수는 이 13점을 국내 유명 미술관이 소장한 이 작가의 진품 6점과 법화학 및 디지털 분석 기법 등으로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진품은 물감 성분이 서로 유사하고 캔버스의 제작 기법이 동일하나, 압수품들은 물감 성분 및 캔버스 제작 기법이 진품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민간감정기관인 국제미술과학연구소, 한국미술품감평원과 일부 전문가들에게도 이 작품들의 감정을 맡겨 모두 위작이라는 의견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민간 기관, 전문가들은 캔버스와 나무틀에 오래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덧칠한 흔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1960년대 이전에 생산된 수제 못과 1980년대 생산된 태커(고정침)가 한 작품에 혼용된 점, 안료 등 표면 질감과 화면의 구도나 점·선의 방향성 등도 진품과 다르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수년 전부터 화랑가에 작가의 위작이 나돈다는 첩보를 입수해 내사하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화랑들을 압수수색해 위작들을 확보했고, 화랑 주인들을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달에는 위조 총책으로 지목된 현아무개씨를 사서명 위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쪽 관계자는 “위작 유통경로를 특정해 위작이 의심되는 작품들을 추가 확보했으며, 작가와도 연락해 작가의 감정 여부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작가의 대리인인 최순용 변호사는 이날 경찰의 위작 판정에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작가가 살아있는데도 직접적인 진위 확인을 우선 거치지 않고 위작 결론을 발표해 안타깝다”며 “작가가 빠른 시일 안에 귀국해 문제의 작품들을 직접 확인하겠다는 뜻을 이미 전했으나 경찰은 국과수 감정 결과를 내놓은 뒤 생각할 수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작가는 현재 프랑스 프로방스 와인공방 작품전 등 국외 일정 때문에 이달 말께야 귀국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영 노형석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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