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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옥시, 살균제 독성실험 안 한 이유 있었네

등록 2016-05-25 19:13수정 2016-05-26 10:28

“옥시가 2001년 영국계 회사로 인수되면서, 대표부터 생산 직원들까지 무사안일·무책임이 있었던 것 같다.”(검찰 관계자)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의 최대 가해사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2000~2001년 가습기살균제 개발·제조 당시 제품의 유독성을 인식하고도 실험을 하지 않은 이유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옥시가 2001년 영국회사인 레킷벤키저에 인수되면서 발생한 사내 혼란이 독성 가습기살균제에 대한 안전성 검증 실험을 막은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옥시는 2000년 10월 가습기살균제의 원료물질을 기존 ‘프리멘톨’에서 에스케이(SK)케미칼이 제조한 ‘스카이바이오1125’(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로 바꾼다. 기존 원료물질로는 가습기 통 안에 부유물질이 생기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옥시는 새 원료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의 위험성을 우려해, 그해 말부터 다음해 1월 사이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영국과 미국 등의 연구소 두 곳에 ‘흡입독성’ 실험을 문의했다. 외국 연구소에 대한 실험 의뢰는 기안문서를 만들 정도까지 진행됐지만 최종적으로 실행되지 않았다. 그 뒤 동양그룹 계열이던 옥시는 2001년 4월 영국계 레킷벤키저에 인수된다.

검찰은 당시 대표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한 신 전 대표의 안이한 판단과 회사 교체 과정에서 발생한 내부 혼란 등 탓에 흡입독성 실험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신 전 대표가 2001년 4월 회사를 그만두는데, 두 달 앞서 실행했어야 하는 흡입독성 실험을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 다음 대표가 챙길거라고 생각한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1년 4월 회사를 떠난 신 전 대표는 새 외국인 대표 ㅍ씨가 취임 두 달만에 회사를 떠나면서 다시 대표로 돌아왔다. 하지만 신 전 대표는 복귀 뒤에도 흡입독성 실험을 진행하지 않았다.

옥시는 2001년 레킷벤키저에 인수된 뒤 연구소를 통폐합하고, 기존 공장과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극심한 변화를 겪는다. 검찰 관계자는 “옥시가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으면서, 판매 5~6개월이 지난 가습기살균제에 대해 안정성을 실험할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넘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신 전 대표에 대해 특경가법상 사기 혐의 적용도 검토중이다. 제품에 대한 독성실험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인체에 무해하고 아기도 안심하고 쓸 수 있다는 내용 등의 광고를 한 데 따른 것이다.

최현준 서영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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