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답변 형식 비공개 2시간 진행
피해자들 “알맹이 없는 사과” 울분
샤프달 대표 “보상안 신속 마련”
피해자들 “알맹이 없는 사과” 울분
샤프달 대표 “보상안 신속 마련”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이하 옥시)이 ‘사과하겠다’며 5년 만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만났으나 피해자들은 “알맹이도 진정성도 없는 기대 이하의 사과였다”며 울분을 토했다. 간담회는 지난 2일 옥시 쪽의 일방적인 기자회견에 이의를 제기하며 피해를 입은 개인에 대한 진성성 있는 사과를 강조한 피해자 쪽의 요구로 만들어진 자리다.
옥시는 20일 오후 1시 대전 유성구의 한 호텔에서 ‘제1회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 관련 사과의 장’이란 이름으로 피해자들을 만나는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 한국법인 대표와 옥시 가습기 살균제 1·2급 피해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만남은 비공개로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이날 자리는 대표성을 띤 단체가 아니라 피해자 각 개인에게 용서를 빌어야 한다는 일부 피해자들의 요구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는 발언을 원하는 피해자가 자신의 사연을 말하거나 질문을 한 뒤 사프달 대표가 사과하고 답변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간담회 뒤 이름을 밝히길 꺼려한 한 피해자 가족은 “무엇을 잘못했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진정성 없는 사과였다. 피해자들은 서울대 교수에게 돈을 주고 옥시에 유리한 보고서를 쓰도록 했다는 의혹과 옥시와 김앤장과의 커넥션 등 지금 문제가 되는 구체적인 사실들에 대해 물었지만, 사프달 대표는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그동안 왜 이렇게 시간을 끌었는지도 제대로 답하지 못했고, 보상 규모나 구체적인 계획도 내놓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승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연대 대표도 “괜한 기대를 했던 것 같다. 피해자들을 만나서 직접적인 사과를 한다고 해서 왔는데 지난번 기자회견과 별다른 것 없는 기대 이하의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만남이 끝난 뒤 사프달 대표는 “피해자분들의 슬픔과 상실, 피해에 대한 책임을 저희가 통감했다”며 “보상안을 신속히 마련하고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대전/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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