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연이어 정부를 향한 강경 발언을 내놓고 있다. 4월 총선 이후의 정치 행보를 ‘5월 광주’가 가속화시키는 형국이다.
박 시장은 18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서울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조차 부를 수 없는 현실에 저항해야 한다. 분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기념식에선 5·18 공식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금지한 정부에 보란 듯 참석자 일동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이를 알리는 페이스북 동영상엔 실시간으로 “감동입니다” “응원합니다” “아 가슴 아프네” “눈물 흐르네” 등의 시민 지지글이 이어졌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광주는 4·13 총선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독선과 오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야권을 심판해 줬다. 지금 광주정신이 흔들린다.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남북관계는 끝 간 데 없이 후퇴하고 대동사회는 요원하다. 다시 ‘불의에 저항해 대동사회를 만들자’는 광주정신을 위해 싸워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의 대문 사진도 “광주정신은 미래입니다”라는 문구로 바꿨다.
앞서 지난 13일 박 시장은 전남대 초청 강연에서 현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며 “뒤로 숨지 않겠다. (광주민주화운동에 몸 바친) 박관현·윤상원 열사처럼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면 국론분열이고, 합창하면 국론통합이라는 논리에 국민들이 동의하겠느냐. 총선이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국민 목소리에 귀 닫는 정부의 태도는 국민이 이해하기 어렵다. 이번 총선 결과 국민들은 ‘협치’라는 화두를 요구한 것인데 그 협치 정신에 대한 이해가 잘 안 된 것 같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