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가 이우환 화백의 작품을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위조 총책임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12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위작한 혐의(사서명위조 등)로 현아무개(60)씨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현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된 뒤 지난해 7월 일본으로 도주했지만 지난 4월 일본 경찰에 붙잡혀 10일 한국으로 송환됐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이 화백의 대표 작품인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포인트> 등의 위작이 수십억원에 유통됐다는 첩보를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해왔다. 경찰은 지난해 10월과 12월 이 화백의 위작을 유통한 것으로 의심되는 인사동 화랑들을 압수수색해 위작으로 의심되는 그림들을 압수하고 이들 작품에 대한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상태다. 이 화백 스스로 지난 2월 법률 대리인을 통해 “위작 여부 확인에 도움이 될 ‘전작 도록’ 발간을 오래전부터 계획해 준비하고 있다”며 위작 확인 요청이 오면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경매에 사용된 이 화백 작품에 대한 위조감정서가 드러나며 위작 논란도 더욱 커져왔다.
1956년 서울대 미대를 중퇴하고 일본으로 건너간 이 화백은 일본의 60~70년대 현대미술운동인 모노파를 이끌었다. 지난 10년 사이 작품 낙찰총액이 700억원을 넘을 만큼 세계 미술시장에서도 인기가 높다. 경찰은 현씨와 함께 이 화백의 그림을 위작한 공범을 쫓고 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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