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법조비리 논란 확산
최유정 변호사 폭행고소 접수 경찰
정운호 구치소 찾아 합의종용 의혹
최변호사가 절도혐의 고소한 사람도
경찰, 도난품 못찾고 기소의견 송치
최유정 변호사 폭행고소 접수 경찰
정운호 구치소 찾아 합의종용 의혹
최변호사가 절도혐의 고소한 사람도
경찰, 도난품 못찾고 기소의견 송치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등으로부터 100억원을 받은 혐의로 12일 구속된 최유정(46) 변호사와 서울 강남경찰서의 ‘석연찮은’ 관계가 드러나고 있다. 강남서가 정씨와 최 변호사 사이의 고소사건을 수사하면서 최 변호사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사건을 처리한 정황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최 변호사 쪽과 경찰 사이의 전반적인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변호사로부터 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정씨 쪽은 이날 “강남경찰서 형사1팀 진아무개 경위가 지난달 19일 정 대표가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를 찾아와 최 변호사와 합의하라고 종용했다”고 밝혔다. 진 경위가 ‘당신이 불리한 처지이니 좋게 해결하라’는 취지로 정씨를 설득했다는 것이다. 진 경위는 며칠 뒤 이숨투자자문 이아무개(44) 이사와 함께 다시 정씨를 찾아왔으나, 정씨는 20억 수임료 반환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하지 않았다. 최 변호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숨투자자문의 이 이사는 검찰에 지명수배된 상태다.
이에 대해 강남서 관계자는 “피고소인(정씨) 조사를 하러 가 ‘최 변호사가 고소를 취하하면 사건이 종결처리될 수 있다’고 절차를 안내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씨 쪽은 “(진 경위가 머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대표님 빵빵빵(언론 공개, 기소, 유죄판결 추정) 세 번이면 갑니다. 변호사에게는 합의 과정 알리지 마세요’라고 경고했다. 통상적 수사 절차 안내로 생각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정씨 쪽은 최 변호사의 고소는 합의를 목적으로 한 전략이고 경찰이 이를 도와준 게 아닌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진 경위는 <한겨레>에 “정씨 쪽의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듭 부인했다.
최 변호사와 강남서의 ‘인연’은 또 있다. 최 변호사는 이보다 넉 달 전인 올해 1월 사건 의뢰인 ㄴ씨를 절도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최 변호사는 ㄴ씨가 재판 관련 서류와 수첩을 훔쳐갔다고 주장했다. ㄴ씨는 경찰에서 ‘최 변호사가 더이상 내 사건 변호를 맡지 않겠다고 해 사건 서류를 가져왔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강력4팀은 ㄴ씨의 집을 압수수색했지만, 최 변호사가 도난당했다고 신고한 서류 등은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경찰은 ㄴ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강력4팀은 비슷한 시기 최 변호사 쪽이 제보한 또다른 이숨투자자문 근무자의 절도 의심 사건 역시 기소 의견으로 처리해 검찰로 송치했다.
검찰은 이숨투자자문 이 이사를 경찰과의 유착 의혹을 밝혀줄 핵심 인물로 보고 쫓고 있다. 지난해 서울고등법원은 이씨의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면서 “이씨는 현직 경찰관과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면서 형사사건 수배 현황 조회 등 편의를 제공한 정황이 발견된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초 항소심에서 8월형을 선고받은 정운호씨는 이날 상고 취하서를 제출해 항소심 판결이 확정됐다. 정씨가 다른 범죄 혐의로 구속되지 않는다면 새달 5일 형기 만료로 출소한다.
허재현 김지훈 기자 cataluni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