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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 행사에 아동이 참여할 경우 아동 권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아동인권보호 지침을 마련하라고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26일 구리시민소년소녀합창단이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영결식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외투 등 방한복도 입지 않고 얇은 재킷과 스커트만 입은 채 1시간 30분 동안 추모곡을 부른 것이 아동 권익을 침해한 것이라며 이렇게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있던 날은 영하 2.7도의 매서운 한파가 엄습한 날이었다. 이날 초등학생과 중학생으로 구성된 합창단원 48명은 6분 분량의 추모곡을 부르려고 외투도 없이 얇은 재킷과 스커트 등으로 구성된 단복만 입고 1시간30분 동안 추위에 떨었다. 이 모습은 방송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인권위는 “합창단원이 얇은 단복만 입고 매서운 추위에 노출됐는데도 관계 기관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헌법 제 10조에 명시한 인간 존엄에 의한 건강권과 유엔 ‘아동 권리에 관한 협약’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합창단원과 학부모가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진정사건은 각하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아동의 국가행사 참여가 예상됨에 따라 아동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아동인권보호 지침을 마련해 국가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보급할 것을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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