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 로비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검사장 출신 ㅎ 변호사는 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씨 사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포함해 수사 라인에 있는 검사들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씨와 수임료 갈등을 빚고 있는 최아무개 변호사의 수임료 20억원보다 더 받았을 것이라는 최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씨 사건 수임료로 총 1억5000만원만 받았다”며 부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검찰이 정씨를 기소할 때 형량이 더 센 횡령 혐의를 적용하지 않거나, 항소심 구형을 1심보다 줄이는 등 사실상 봐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신 작품인가?

“내가 경찰과 검찰의 무혐의 처분 때 정씨를 변호한 것은 맞다. 하지만 검찰이 정씨를 구속기소하면서 왜 횡령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 생각엔 정씨가 수사받을 때 화끈하게 다 자백했는데, 그게 검사들에게 영향을 준 것 같다. 도박 사범들은 혐의 사실을 부인하는 게 일반적이다. 검사들이 (정씨가) 수사에 협조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검찰이 지명수배한 정씨의 측근 이아무개씨를 후배 검사들한테 소개해줬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씨는 고교 동문 행사 때 만났다. 그를 통해서 정씨를 알게 됐다. 하지만 이씨를 검사들한테 소개해주거나 그를 스폰서로 활용하거나 한 적은 결코 없다.”

-후배 검사들 접대하고 선물 돌리고 했다는 말도 나온다.

“그런 소문을 옮기는 사람들은 천벌 받을 사람이다. 지난번(2015년)이나 이번 인사 이후 서울중앙지검장, 차장, 부장, 검사 등과 밥 한 끼 먹은 적 없다.(그는 2011년 9월 개업했다.) 정씨 사건 관련해서도 지난 부장(강력부장)이나 이번 부장(특수1부장), 그리고 주임검사와 단 한 번도 통화하거나 만난 적 없다. 심지어 대검 검사장 할 때, 그 어려웠던 시절 친하게 지냈던 후배 검사도 아직까지 만나지 않고 있다.”

-검사장급은 만났겠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총장 후보였다. 그래서 더욱 조심했다.”

-해마다 90억~100억원씩 소득을 신고했다는 말도 나온다.

“그건 개업 1~2년 때 얘기다. 이후에는 그렇게 못 벌었다. 지난해에는 20억원 미만이었다.”

-저축은행 사건(2011년)을 시작으로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주요 사건을 싹쓸이 수임했다는 얘기는?

“과장됐다. 저축은행 사건은 전혀 수임하지 않았다. 내가 옷을 벗자마자 그 사건 관련자들이 좀 찾아왔다. 하지만 별로 맡고 싶지 않았다. 대검에서 수사하던 사건이라 바로 퇴임한 내가 맡을 수 없다는 핑계를 대고 거절했다.”

-어떤 사건을 주로 맡았나?

“주로 기업 사건이었다.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 사건 등 대형 로펌에서 조인트(로펌이 구성하는 변호인단에 참여하는 것) 구성하자고 의뢰가 오는 경우가 많았다. 한번 그렇게 사건을 처리하면 의뢰인들이 나한테 찾아온다. 내가 의견서도 많이 내고 성심성의껏 하다 보니까 그런 것 같다.”

-대형 로펌과 같이 하는데 그렇게 많이 벌 수 있나?(그는 2013년 한 해 100억원 가까이 벌어들인 사실이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보험료 상위 납부자 공개 때 드러난 바 있다.)

“알려진 것과 실상은 좀 차이가 있다. 개업 이후 사건을 좀 많이 수임했다. 그걸 시기하는 변호사들이 있는 것 같다. 난 떳떳하다. 주말에도 나와서 의견서 작성하고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이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