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문. 한겨레 자료사진
부활절 맞아 모교 성심여중·고교에 축하카드 보낸 박 대통령
학교 쪽 “감사하다” 답장 보냈더니…비서실서 ‘민원’ 처리
학교 쪽 “감사하다” 답장 보냈더니…비서실서 ‘민원’ 처리
박근혜 대통령이 보낸 부활절 축하카드에 “감사하다”는 답장카드를 써서 보냈더니 “민원처리됐다”는 황당한 편지를 받는 일이 벌어졌다.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성심여자중·고등학교 임태연·김율옥 교장은 지난달 22일 박 대통령으로부터 부활절 축하카드를 받았다. 두 교장은 이에 감사 인사를 담은 카드를 대통령 비서실로 보냈다. 카드엔 “아이들의 안전한 교육 환경을 위한 학교 앞 (용산) 화상경마장 싸움을 통해서도 깊이 배우고 있습니다. 지지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근황도 담았다.
며칠 뒤인 지난 19일, 두 교장은 국민권익위원회 행정문화교육민원과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편지 내용은 ‘민원처리 결과 알림’이었다. 편지엔 “귀하께서 대통령 비서실에 보내어 우리 위원회로 이첩된 민원에 대해 안내드립니다. 귀하께서 보내주신 민원은 대통령의 선정과 안정을 기원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고견을 주신 데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라고 써있었다. 더구나 받는 사람 이름을 ‘김율옥’이 아닌 ‘김율수’로 잘못 적기도 했다.
부활절 축하 인사에 대한 감사카드를 국민권익위에 이첩시켜 민원처리한 대통령 비서실의 일 처리에 황당했던 김 교장은 이날 바로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그는 “그간 대통령과 성탄절이나 부활절에 여러 차례 카드를 주고 받았으나 민원처리 결과로 답신을 받기는 처음이다. 비서실의 사과를 요청한다”고 썼다. 김 교장은 20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화상경마장을 언급했다고 감사인사를 담은 카드를 민원처리한 게 어이없어 게시판에 글을 썼다. 그랬더니 오늘 청와대 민원비서관이 ‘카드 생각을 못 하고 화상경마장 얘기가 써있어서 권익위원회로 보냈다. 죄송하다’고 전화를 했더라”고 전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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