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랑루즈 캉캉춤. 한겨레 자료 사진.
해당 학생들 “수치심과 정신적 피해 크다” 호소
학교 쪽 “강압적 분위기 없었고 평상복 입었다”
학교 쪽 “강압적 분위기 없었고 평상복 입었다”
지방의 한 국립대에서 남자 신입생한테 기저귀를 입은 채 캉캉춤을 추도록 강요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압적인 대학 문화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12일 경북에 있는 ㅇ대학의 한 학생이 페이스북에 띄운 글을 보면, 이 대학 응용화학과 학생들이 남자 신입생들한테 가을축제 공연을 이유로 매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캉캉춤 연습을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생은 글에서 “전통이라는 명목 하에 1학년 신입생들을 매일 7시부터 9시까지 굴린다”며 “신입생들에게 기저귀를 차게 하고 치마를 들게 하는 상식 밖의 행동을 시킨다”고 밝혔다. 이 학생은 이어 “금요일 밤에도 집에 갈 수 없고, 병원에 간다고 하는 사람은 진단서를 떼 오라고 한다”며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피해가 너무 크다”고 적었다.
그러자 해당 학과의 학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캉캉을 할 때 안에 받쳐 입을 것들은 1학년 남학생들이 상의해서 정하는 건데, 그건 1학년 자유이고 선배들이 뭐라 할 권리는 없다”며 “1학년들이 반바지를 한다고 하면 하는 것”이라는 해명글을 올렸다.
누리꾼들은 “아무데나 전통 붙이면 그게 전통이냐”, “캉캉 동아리도 그 정도로는 연습 안 시키겠다”, “어째 대학생들 정신연령이 점점 더 떨어지는 느낌”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대학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해당 학과가 전통적으로 9월에 축제할 때 캉캉춤을 추는데, 기저귀를 찼다거나 강압적으로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고 평상복을 입고 연습했다고 한다”며 “올해엔 사흘 정도 연습한 게 전부이고, 축제 때 캉캉춤을 추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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