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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미공개 합병 정보로 67억 챙긴 ‘내부자들’

등록 2016-03-20 19:34

콜마BNH·미래에셋 간부 4명 구속
기업인수회사 제도 악용 첫 적발
기업인수목적회사 제도를 악용해 수십억원대 시세 차익을 챙긴 일당이 처음으로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화장품 제조 중소기업 ‘콜마비앤에이치’의 재무 상무 김아무개(45)씨와 미래에셋증권 부장 이아무개(43)씨 등 4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은 같은 혐의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김아무개(37)씨 등 6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콜마비앤에이치의 직원 강아무개(43)씨 등 3명을 벌금 2500만~30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2014년 4월 콜마비앤에이치는 상장을 위해 미래에셋증권과 기업인수목적회사 ‘미래에셋제2호스팩’을 설립해 우회상장하기로 했다.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란, 다른 기업과 합병하는 것을 유일한 사업 목적으로 하는 ‘명목상 회사’를 말한다. 기업인수목적회사 제도는 스팩이 먼저 상장을 한 뒤, 상장이 어려운 중소기업과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로, 2009년부터 시행됐다.

미래에셋제2호스팩은 2014년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뒤 같은 해 콜마비앤에이치와 8월 합병했다. 합병 뒤 미래에셋제2호스팩의 주식 가격은 합병 전보다 6배 이상 올랐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가족 등에게 ‘미래에셋제2호스팩이 콜마비앤에이치에 합병된다’는 정보를 미리 제공하거나 직접 미래에셋제2호스팩의 주식을 사들여 합병 뒤 시세 차익을 챙겼다. 콜마비앤에이치 상무 김씨는 합병 전 미래에셋제2호스팩 주식 3만여주를 사들였다가 합병 발표 뒤 되팔아 2억2000만원을 챙겼다. 미래에셋증권 부장 이씨로부터 정보를 들은 경영 상담 업체 ‘구루에셋’ 대표 윤아무개(43·구속 기소)씨도 가족, 회사 명의로 89만여주를 미리 사들여 55억3500만원의 이득을 봤다. 연루된 이들은 총 67억5000여만원의 시세 차익을 챙겼다. 검찰 관계자는 “스팩제도를 이용한 미공개 정보 이용 범죄가 처음으로 적발된 사례”라고 밝혔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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