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단독] 상담사 관리 사각지대…국가자격증도 없어

등록 2016-03-14 19:56수정 2022-01-18 14:06

성폭행 폭로해도 사회관심 못끌어
상담자 속한 학회에 제소가 고작
상담 기관과 상담사는 급증하고 있지만 상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관리하고 해결하는 장치는 너무나 허술하다. ‘상담실 성폭력’ 피해자들의 폭로가 없지 않았으나, 세상은 이를 사실상 외면했다.

김수희(가명)씨는 지난해 한 명상카페 운영자의 행적을 온라인 상에서 고발했다. 한 명상 지도자가 프로그램 운영 과정에서 여자 회원들을 성추행했으며 회원들의 돈으로 센터를 차리는 등 사이비 교주 같은 행동을 했다는 주장이다. 이 명상 지도자는 명상 분야에서 여러 권의 책을 번역·저술한 유명 인물이다. 김씨의 폭로를 계기로 그동안 그의 책을 펴내는 출판사는 앞으론 더이상 그의 책을 내지 않겠다는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말부터 다른 대형 출판사로 옮겨 다시 책을 내고 있다.

현행법으로 상담자를 처벌할 수 없기에 그동안 피해자들은 주로 상담자가 속한 학회에 제소하는 방법을 택해왔다. 2003년 한 상담학회에 남성 상담사가 여러 여성 내담자를 성적으로 착취했다는 고발이 들어왔고, 학회의 윤리위원회는 조사를 거쳐 상담가의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 하지만, 이 상담가는 여전히 인기 팟캐스트 진행자로서 상담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심리상담센터 닛부타의 숲을 운영하는 이승욱 박사는 “정상적인 수련과정을 거친 분석가라면 내담자의 전이를 이용하여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것이 심각한 비윤리적 행위라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분석가는 내담자로부터 상담료 외의 그 어떤 이득도 취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의 확고한 원칙이 지켜질 수 있는 사회적 제도 또한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상담심리학회와 한국상담학회 등은 정관에 “상담관계가 종결된 이후 최소 2년 내에는 내담자와 성적 관계를 맺지 않는다. 2년 이후에도, 상담가는 성관계가 착취적 특성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학회에 소속되지 않아도 상담 활동에는 제약이 거의 없어, 학회원 자격박탈은 별 제재 효과가 없다. 한국상담심리학회 윤리위원으로 활동하는 한 교수는 “성폭력 관련 호소·문에 견줘 윤리위에 정식으로 제소되는 건수는 턱없이 적다”며 “피해자가 자책하기 쉽고, 국가 공인 심리상담사 자격증 제도도 없는 현실에서 처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은 심리상담을 주별 공인 자격증 제도로 운영하고 있고, 윤리강령을 위반한 상담사들의 공인 자격증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남은주 기자

◇관련기사

▶심리상담실이 위험하다

▶정신적 약점 이용해 ‘성폭력’…법규 없어 처벌도 못해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용산 국립한글박물관 옥상서 화재…“진압 중” 1.

용산 국립한글박물관 옥상서 화재…“진압 중”

[단독] 휴일 회사 기숙사에서 휴대전화 줍다 추락…법원 “산재 인정” 2.

[단독] 휴일 회사 기숙사에서 휴대전화 줍다 추락…법원 “산재 인정”

검찰, ‘윤 체포 저지’ 김성훈·이광우 구속영장 또 반려 3.

검찰, ‘윤 체포 저지’ 김성훈·이광우 구속영장 또 반려

[단독] 공수처, 윤석열이 뭉갠 검사 3명 이어 4명 신규 임명 요청 4.

[단독] 공수처, 윤석열이 뭉갠 검사 3명 이어 4명 신규 임명 요청

전광훈 광화문파 vs 손현보 여의도파…음모론 부메랑 맞은 극우 5.

전광훈 광화문파 vs 손현보 여의도파…음모론 부메랑 맞은 극우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