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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사법부의 하나회’ 민판연 출신들 다시 요직에

등록 2016-03-14 19:38수정 2016-03-14 19:38

양승태 대법원 4년
(하) 빈곤한 사법개혁 의지


양 대법원장 취임뒤 다수 임명
‘코드 인사’로 판사들 불만 커
양승태 대법원장의 인사를 둘러싼 논란 가운데 하나가 ‘민사판례연구회’(민판연)다. 민판연은 1977년 설립된 사법부 내 학술연구단체에 불과하지만, 과거 대법관을 포함해 사법부 요직을 독식하면서 ‘사법부의 하나회’라 불렸다. 한때 주춤했던 민판연이 양 대법원장 취임 후 다시 득세하게 됐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양 대법원장 취임 후 법원행정처의 핵심 보직에 민판연 출신이 많아진 건 사실이다.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비롯해 기획조정실장, 사법정책실장, 사법지원실장에 민판연 출신이 많이 임명됐다. 전임 이용훈 대법원장 때는 또다른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이 법원행정처 요직에 발탁되면서 상대적으로 민판연의 기세가 주춤했다.

양 대법원장도 민판연 출신이다. 양 대법원장은 2008년 대법원에서 민판연 실태 조사에 나섰을 때 김황식 전 총리, 김용담 한국법학원장과 함께 현직 대법관으로 회원직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대법원장 취임을 앞두고 민판연을 탈퇴했다. 양 대법원장이 법관 인사에서 자신과 ‘코드’가 맞는 민판연 출신을 선호한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반론도 있다. 대법관과 고법부장판사 등 고위 법관으로 확대하면 과거에 견줘 민판연 출신들의 약진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고법부장판사는 “1990년대에는 인재 풀이 적어서 민판연 출신이 대법관과 고법부장판사가 많이 됐지만, 지금은 민판연 출신 말고도 인재가 많다. 법원행정처는 사실상 대법원장의 비서실 구실을 하기 때문에 대법원장이 신뢰하는 판사들을 발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민판연 논란’은 양 대법원장의 인사 스타일에 대한 판사들의 불만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 판사는 “이번처럼 뒷말이 많았던 인사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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