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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헌재, 유엔 폐지권고에도…“‘사실 기반한 명예훼손’ 형사처벌, 합헌”

등록 2016-02-29 20:03수정 2016-02-29 22:08

‘표현 규제해 인격권 보호’ 강조해
‘민사로도 구제 가능’ 반대의견도
헌법재판소가 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을 형사처벌하는 법조항을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지난해 유엔 자유권위원회가 이 조항의 폐지를 권고했지만 이를 무시한 것이다.

헌재는 2014년 5월 개정 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에 대해 재판관 7 대 2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해당 조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청구인 최아무개씨는 2011년 인터넷 게시판에 동네 주민을 비방할 목적으로 글을 올려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1, 2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고, 대법 상고심 중인 2013년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인터넷이 상당 수준 보편화됐고, 빠르고 광범위한 전파력을 가졌으며, 인터넷 비방글이 적지 않고 이 떄문에 자살까지 하는 등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적 특수상황을 들며, “명예훼손적인 표현을 규제함으로써 인격권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은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또 반박문 게재나 게시글 삭제 요청, 민사상 손해배상소송은 오히려 상황을 확대재생산시킬 수 있는 등 명예훼손 행위를 충분히 규율할 수 없다고 봤다.

김이수, 강일원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내고 “(해당 법조항은)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시킬만한 사실이라면 비록 그것이 진실이라도 모두 객관적 구성요건에 해당하도록 규정해 지나치게 진실한 사실에 대한 표현행위를 규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직접 반박문을 게재하거나, 게시글 삭제 등을 요청하거나, 민사상 손해배상을 제기하는 등 형사처벌 외에 덜 제약적인 명예훼손 구제 제도들이 존재함에도 징역형까지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11월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형사상 명예훼손법이 장기 징역형을 포함하는 가혹한 형량을 선고하는 점과, 사실인 발언마저 오로지 공익을 위하여 하지 않으면 형사처벌할 수 있는 점을 우려한다”며 사실 적시 명예훼손 폐지와 명예훼손의 비형사범죄화를 한국정부에 권고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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