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경기가 나빠지면서 유흥업소가 손님을 붙잡으려는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다. 비싼 값을 붙여 양주를 파는 ‘호스트바’(남성 유흥 종사자를 두는 업소)에도 소주가 등장했고, 개인 맞춤형 서비스까지 제공해 단골손님을 붙잡는 ‘룸살롱’도 나왔다.
서울 동작구의 유흥가에서 호스트바를 운영하고 있는 ㄱ 실장은 얼마 전 ‘소주도 판다’는 문구를 넣은 광고를 내놓았다. 그는 지난 25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두달 전부터 한 병에 5000~7000원을 받고 소주를 팔고 있다. 원래 여름보다 겨울에 손님이 많은데, 이번 겨울에 유독 손님이 적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ㄱ 실장은 “얼마 전 강남에서 양주 값을 10만원대로 떨어뜨려 파는 업소가 등장하면서 다 같이 가격경쟁이 붙었다. ‘박리다매’ 하려고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소주를 팔기로 했는데, 정작 소주를 마시는 손님도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보통 호스트바에서는 시간당으로 계산하는 이른바 ‘자릿값’ 등 서비스 비용을 받아 이익을 낸다. ‘서민용 술’인 소주를 팔더라도 손님부터 늘리는 게 우선이라 모객 전략을 바꾼 것이다.
서울 강남 주변 등에서 기업 접대가 이뤄지는 룸살롱에서는 차별화한 전략을 앞세워 손님을 모으려 한다. ‘닷컴 버블(거품)’이 휩쓸던 2000년대 초반 이미 고급화된 강남 룸살롱에서는 1~2년 전부터 ‘멤버십 서비스’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이름을 밝히기 꺼려한 한 룸살롱 관계자는 “개인 방처럼 이용하길 원하는 단골손님들을 위해 가게에서는 팔지 않는 안주를 따로 주문해주고 방 이름을 손님 이름으로 바꾸는 식으로 고객 관리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프라이빗 서비스’다.
일반 술집들도 ‘불황 타개’를 위해 다양한 활로를 찾고 있다. 5~6년 전 실내 포장마차를 중심으로 남녀 손님들을 상대로 ‘테이블 부킹’이 유행하던 서울 강남권 유흥가에서는 최근 한 잔에 6000~7000원인 수제맥주를 3000원대까지 낮춰서 파는 수제맥주 전문점까지 등장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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