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그룹 창업주의 두 아들이 회사 이름을 놓고 벌인 법정다툼이 삼남의 승소로 끝났다. 장남인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은 ‘대성지주’라는 상호를 쓸 수 없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대성홀딩스가 대성합동지주(옛 대성지주)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피고는 ‘주식회사 대성지주’라는 상호를 사용해선 안된다”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삼남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의 대성홀딩스는 2009년 10월 상호변경 등기를 마쳤다. 장남 김영대 회장이 대표로 있는 대성지주는 이듬해 6월에야 등기를 했다. 대성지주는 2011년 상호사용금지 가처분이 걸리자 상호를 바꿨다. 그러나 하루 2천만원의 간접강제금을 피하기 위한 조치일 뿐 소송 결과에 따라 원래 이름을 쓰겠다는 내용증명을 대성홀딩스에 보냈다.
그러나 법원은 본안소송에서도 삼남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대성홀딩스’와 ‘대성지주’가 국문·영문 모두 외관·칭호·관념이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주식투자자 29.2%가 혼동했고 이 때문에 경제적 손해를 본 사례도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근거가 됐다.
1심은 “계열분리 이후 양쪽이 ‘대성’ 표지 사용을 놓고 분쟁을 계속해 대성지주는 대성홀딩스 상호가 먼저 사용된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일반인에게 오인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판결은 2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대성그룹은 2001년 창업주 김수근 회장이 별세한 뒤 세 아들의 경영권 분쟁 끝에 3개 계열로 분리됐다. 그러나 ‘대성’ 상호와 회장 직함을 두고 갈등이 이어졌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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