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대법원이 특허청의 결정을 뒤집고 ‘알바천국’을 상표로 등록해주라고 판결했다. ‘알바천국’이란 상표가 일반적인 성질을 표시한 기술적 상표가 아닌 특정 회사의 상표로서 식별력이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특허청장이 미디어윌네트웍스(옛 알바천국)를 상대로 내린 출원서비스표 등록 거절 결정을 취소한다는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2013년 알바천국은 ‘알바천국’을 특허청에 출원서비스표로 등록해달라고 신청했다. 하지만 특허청 심사관은 알바천국이란 상표가 ‘부업을 소개하거나 제공하는 곳’의 의미로 인식되는 ‘성질 표시’에 해당된다며 등록을 거절했다. 다음해 알바천국은 특허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당했다.

상표법은 식별력이 없이 단순히 상품의 효능과 용도 등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상표는 등록을 받아주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보통의 ‘기술적 상표’는 상품의 유통과정에서 통상적으로 필요한 표시여서 누구라도 사용할 필요가 있는 공익상의 요청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2년 대법원은 캔커피 ‘조지아’는 지리적 명칭을 사용한 점, 학습교재 ‘몬테소리’는 특정 유아교육 이론으로 인식되는 점 때문에 식별력이 없다며 상표 등록을 받아주지 않거나 취소하는 판결을 내린 적이 있다.

특허법원은 지난해 9월 “알바천국은 ‘근무 여건이 이상 세계와 같이 편하여 알바하기 좋은 곳’ 정도의 의미를 연상시킬 뿐, ‘부업을 소개, 알선하거나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장소’란 기술적 표장으로 볼 수 없다”며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했다. 특허법원은 또한 2008년부터 알바천국이란 상표를 사용해왔으며, 2007~2014년 매년 51억~252억원의 매출액을 올렸고, 같은 기간 매년 24억~121억원의 광고선전비를 들여 조권·김우빈 등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광고를 해 상당한 인지도를 얻었다고 봤다.

대법원도 원심을 받아들이며 “알바천국이란 출원서비스표는 일반 수요자에게 ‘아르바이트를 소개·알선하거나 이와 관련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장소’ 등과 같이 위 지정서비스업의 성질을 직접적으로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된다고 할 수 없어, 기술적 표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