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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할머니 힘내세요”…14개국 여성들이 찾아온 수요시위

등록 2016-01-13 19:54수정 2016-01-13 22:00

13일 낮 서울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1213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이옥선 할머니(왼쪽 등 보이는 이)가 이날 행사에 참가한 아시아·아프리카 지역 여성 활동가들을 바라보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13일 낮 서울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1213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이옥선 할머니(왼쪽 등 보이는 이)가 이날 행사에 참가한 아시아·아프리카 지역 여성 활동가들을 바라보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아시아·아프리카서 온 활동가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위해
전세계 여성의 연대 필요” 입모아

“24년간 싸워온 할머니들에게 감동”
통역기로 얘기 전해듣고 눈시울
14일 ‘위안부합의 무효 전국행동’ 출범
“할머니들의 싸움이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끝까지 힘을 내시면 좋겠고, 항상 지지합니다.”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찾은 아나 크리스티 스왈디(29)가 일본군 ‘위안부’ 운동의 역사를 설명하는 전시실 화면을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했다. 스왈디가 교육·평화운동을 펼치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이 있는 나라다. 그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사회적인 편견 때문에 ‘위안부’ 이슈를 드러내는 데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인도네시아에 돌아가 이 문제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들과 연대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시아·아프리카 출신 여성인권 활동가들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과 초국적인 연대에 나섰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지난 6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하는 제9차 이화글로벌임파워먼트프로그램(EGEP)에 참가한 아시아·아프리카 여성인권 활동가들은 이날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돌아본 뒤,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213차 정기 수요시위에 참가했다. 네팔과 말레이시아, 짐바브웨 등 서로 다른 14개 나라에서 온 16명의 여성 활동가들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인간의 존엄과 인권의 문제”라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열쇠는 전세계 여성들의 연대”라고 입을 모았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트리미타 차크마(32)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이 보편적 인권의 향상에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전시 여성 성폭력 문제는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며 “여성의 인권을 얘기하는 것은 결국 반전이나 평화운동으로도 이어진다”고 말했다.

활동가들은 편견을 깨고 당당하게 여성의 인권을 외친 할머니들의 활동에 감동을 받기도 했다. 전시실을 둘러보는 내내 전쟁으로 고통받는 가자지구의 사람들을 생각했다는 팔레스타인 출신 도아 아티야 알탈라티니(30)는 “24년 동안 할머니들이 싸우지 않았다면 이런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들의 용기에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눈발이 흩날리는 추운 날씨, 직접 만든 나비 모양의 손팻말을 들고 수요시위 현장을 찾은 이들은 통역기를 통해 전해지는 할머니들의 얘기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집회가 끝난 뒤, 케냐의 여성 활동가 나탈리 로비 팅고(23)가 말했다. “할머니들이 세계 곳곳에서 일하는 모든 여성 활동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일을 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받을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14일에는 여성·학생·노동·예술·법조·학술·통일·과거사 등을 아우르는 수백개 시민단체와 정당들이 함께하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이 출범한다. 이들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져온 ‘위안부 피해자 손잡고 재단’(가칭) 설립과 ‘1억명 서명운동’을 함께 진행하는 한편,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통한 사회 각 분야의 변화를 장기적으로 꾀한다는 계획이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위안부’ 문제 해결은 역사와 교육, 인권, 평화, 민주주의 등 굉장히 많은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당장은 한국과 일본 정부의 합의 폐기를 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근본적으로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통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가치를 이야기하는 전국민적 운동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비 방준호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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