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가 2년 전 조성하려다 반대 여론에 부딪혀 무산됐던 ‘박정희 공원’을 올해 자체 예산으로 다시 추진한다. 올해 85억5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2018년까지 314억원 이상 들어갈 예정이다.
중구는 2014년부터 추진해 온 동화동 공영주차장 지하화 사업에 서울시 등록문화재인 박정희 가옥과 연계한 역사문화공원 사업을 포함시켰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최창식 중구청장이 지난해 “동화동의 부족한 주차장을 확보하는 김에 ‘1동 1명소’ 사업 차원에서 박정희 가옥과 연계한 역사공원 콘셉트로 조성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지하 4층, 지상 1층으로 전체 면적 1만1075㎡ 규모의 건물을 지어 지하 2∼4층은 차량 271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지하 1층 일부에 전시장을, 지상에는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한다는 방안이다.
중구는 이를 위해 127억원의 자체 예산을 책정했으나, 구의회는 지난해 말 격론 끝에 구가 제출한 역사문화공원 조성 예산 2억원은 1억5000만원으로 깎고, 공영주차장 건립예산도 125억원에서 41억원 깎은 84억원으로 확정했다.
중구는 이달부터 감정평가와 토지·건물을 보상하고 실시설계 용역을 거쳐 10월 착공, 2018년 3월 주차장과 공원을 준공해 운영할 계획이다.
중구는 지난 2014년 박정희 가옥 연계 역사문화공원 사업을 추진하면서 중앙정부ㆍ서울시와 예산을 분담하고자 서울시에 사업 투자심사를 요청했지만 서울시는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난색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도 당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세금을 들여 기념공원을 만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구의회도 반대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 “주차장 건설은 주민 숙원 사업으로 오래 전부터 추진해왔고, 역사문화공원은 2011년부터 해 온 ‘1동 1명소’ 사업의 일환일 뿐, 구가 ‘박정희 공원’이라고 표현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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