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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12년 역사 ‘서울YMCA’ 휘청

등록 2015-12-23 19:42수정 2015-12-23 22:02

회장 비리폭로 감사 제명당하자
직원들 ‘회장 퇴진’ 서명운동 나서
서명주도 본부장들 보복 인사 당해
대한민국 1호 시민·회원운동단체인 ‘서울와이엠시에이(YMCA·기독교청년회)’가 흔들리고 있다. 회장의 비리를 폭로한 감사가 이사회로부터 제명당하자, 이에 반발한 직원들이 ‘회장 퇴진운동’에 들어갔다. 여기 나선 주요 본부장들에게는 곧이어 보복성 인사가 이뤄졌다.

서울와이엠시에이 직원들은 23일 안창원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전 직원 서명운동’에 나섰다. 전날 열린 이사회에서 서울와이엠시에이 내부의 각종 문제를 지적해온 심규성 감사가 회원제명을 당하자, 직원들이 “이번 제명은 자유와 정의, 진리를 내세워온 서울와이엠시에이 112년 역사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서명운동에는 조직을 이끄는 본부장 3명 가운데 시민문화운동본부장과 위탁사업본부장이 나섰는데, 이들은 같은 날 저녁 본인의 전문성과 관계없거나 기존에 비해 규모가 턱없이 작은 부서로 발령받았다.

앞서 심 감사는 지난 10월30일 안 회장 등 전·현직 임원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심 감사는 “감사 결과, 안 회장이 적법절차 없이 회삿돈 30억원을 고위험 파생상품에 투자해 손실을 끼쳤으며, 투자에 이용된 두 계좌에는 18만4900원 정도만 남아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밖에도 심 감사는 임원들과 관련 있는 특정 건설·용역업체에 일감 몰아주기, 일산 청소년수련원 골프장 건설 과정의 손실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겨레>는 안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직원들은 ‘이사회 독점’과 ‘불투명성’을 개선할 수 있는 조직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표용은 명예이사장을 중심으로 하는 이사회 독점이 이번 사태를 만든 이유라는 것이다. 신종원 시민문화운동본부장은 “이사진 대부분이 표 명예이사장 쪽 사람들로 채워지며 외부 감시가 크지 않은 비영리법인의 특성상 무엇보다 중요한 투명성이 사라졌다”고 했다. 1975년부터 이사를 맡아 1988년 이사장이 됐던 표 명예이사장은 2003년 비자금 의혹이 불거지자 잠시 물러났다가 2005년 명예이사장으로 돌아왔다. 안 회장은 표 명예이사장의 외조카다.

1903년 서울 종로구에 황성기독교청년회라는 이름으로 터를 잡은 서울와이엠시에이는 일제강점기 때는 국내 독립운동을 주도하며 신간회를 낳았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시민논단’을 통해 ‘시민’이라는 단어를 사회운동에 처음으로 들여왔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350억여원 가까이 들어온 토지 매각 대금 등은 현재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 들어선 간부급 직원들의 임금과 퇴직 적립금마저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일도 벌어졌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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