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가면을 쓴 채 목소리와 각자 가져온 호루라기와 탬버린, 그릇 등 다양한 도구들로 요란한 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에게 `소요죄‘를 적용한 공안당국을 규탄하는 뜻으로 3차 대회를 이같은 문화제로 진행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국정화 중단해야 메리 크리스마스~
가면 쓴 시민들, 가사 바꾼 캐롤 열창
“스파이더맨과 배트맨에게 미안하다”
가면 쓴 시민들, 가사 바꾼 캐롤 열창
“스파이더맨과 배트맨에게 미안하다”
“국정화 중단해야 메리 크리스마스, 노동자 행복해야 메리 크리스마스”
19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거리에는 이색 캐롤이 울려퍼졌다. ‘3차 민중총궐기’를 앞두고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저지넷)와 민주주의국민행동 등이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연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와 민주주의 수호 시민대회 복면가왕’ 에 모인 시민 100여명이 가사를 바꾼 캐롤을 부르며 시민대회를 시작했다. 얼굴에는 ‘사람답게’, ‘노동개악 반대’ 등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적었다.
가면을 쓴 채 무대와 나와 각자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들은 ‘복면 이야기 왕’으로 소개됐다. 첫번째 ‘복면 이야기 왕’으로 등장한 한상권 저지넷 상임대표는 “정부는 국정화를 추진하며 전문성, 투명성, 공개성 등의 원칙을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누가 집필진인지, 집필기준이 무엇인지 조차 공개하고 있지 않다. 국정교과서 추진과정의 복면을 벗으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고 했다.
국정교과서청소년반대행동의 장희도(18) 학생도 가면을 쓰고 나와 “지난 세월호 청문회에서 300명의 학생들을 바닷 속에 잠재워놓고도 해경은 할만큼 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봤다. 내 또래 친구들의 꿈을 누가 책임 지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넷 방송인인 망치부인 이경선(46)씨는 망치 모양이 그려진 가면을 쓰고나와 “국민이 복면쓰면 테러리스트라는데, 스파이더맨과 배트맨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우선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저희 가족에게 악성댓글을 남긴 국정원 직원 좌익효수 재판이 다음주부터 시작된다. 내 어린 딸에게 입에 담기 어려운 댓글을 단 그 행동이 바로 테러”라고 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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