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가 옛 한국전력 터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공공기여금을 강남구에만 써야 한다고 주장해온 가운데, 전문가 집단 및 서울시민 5명 가운데 4명은 서울시에서 발생한 공공기여금은 서울 전체에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17일 나타났다. 서울시는 이달 말 현대자동차의 공공기여금 사용 계획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가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서울 소재 대학에서 도시·토목·건축·행정학 등을 가르치는 교수 122명에게 설문한 결과, 97명(79.5%)이 “강남구에서 우선 사용하되, 서울시 전체에서 활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터에 현대자동차가 신사옥을 지으면서 내게 될 1조7000억원 정도의 공공기여금을 어떻게 써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개발구역 관할인 강남구에만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 이들은 7명(5.7%)에 불과했다.
서울시 전체에 사용할 공공기여금의 적정 비율을 묻는 질문엔 ‘70%’를 꼽은 이들이 45명(답변한 115명 중 39.1%)으로 가장 많았고, ‘50%’가 35명(30.4%), ‘30%’가 22명(19.1%)으로 뒤를 이었다. 10명 가운데 7명 꼴로 현대차 공공기여금의 절반(8500억원 가량) 이상을 서울시 전역의 발전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답한 셈이다.
서울시민 2500명을 대상으로 한 같은 설문조사에선 83.8%(2095명)가 “강남구에서 우선 사용하되 서울시 전체에서 활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강남구에만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은 9.6%(239명)였다. 서울시 25개구 모두에서 ‘서울 전체 사용론’이 우세했다. 114명이 설문에 응한 강남구에서도 ‘전체 사용론’을 지지한 이가 49.3%로 ‘강남구 전용론’을 편든 47.9%보다 많았다.
이번 설문은 지난 9월22일 19살 이상 서울시민 대상의 전화조사, 11월6일~12월7일 교수 대상의 온라인·방문면접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서울시는 이달 말 현대자동차와 사전협상을 마무리해 공공기여금 사용 계획을 발표하고, 내년 초 한국전력 터가 포함된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연계개발(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사업의 기본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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