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용씨
“조희팔은 죽었다.”
수조원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58)씨의 최측근인 강태용(54)씨는 16일 오후 5시57분께 대구지검 입구에서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2011년 겨울 (조씨가) 죽은 것을 봤다. 피해자들께 죽을죄를 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씨가 중국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나, 사기 피해자들은 ‘조씨가 살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0월10일 중국 장쑤성 우시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된 강씨는 이날 국내로 송환돼 대구지검으로 이송됐다. 2008년 11월 수사를 피해 중국으로 달아난 지 7년 만이다.
검찰은 강씨가 조희팔씨의 다단계 사기업체에서 행정부사장을 맡아 업체 운영, 자금 관리, 정·관계 로비 등에 깊숙이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등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김광준(54) 전 검사에게 수사 무마를 대가로 2억7천만원을 건넸다. 강씨는 김 전 검사와 대구 영신고 동창이다. 조씨 쪽으로부터 15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1월 구속기소된 오아무개(54) 전 검찰수사관도 강씨의 영신고 1년 선배다.
대구지검 형사4부(부장 황종근)는 이날 밤늦게까지 강씨를 조사했다. 강씨는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대구구치소에 입감됐다. 검찰은 이르면 17일 강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본격적인 조사를 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경찰과 검찰이 파악한 ‘조희팔 사기 사건’의 피해자는 2만4599명이다. 피해액은 2조5620억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찾아낸 범죄수익금은 1200억원에 불과하다.
중국 공안에 붙잡혀 국내로 송환된 조씨의 최측근은 강씨가 처음은 아니다. 2008년 11월 중국으로 도망갔던 최아무개(57)씨와 강아무개(47)씨가 2012년 2월 중국 공안에 체포돼 국내로 송환된 적이 있다.
대구/김일우 김지훈 기자 cool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