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검찰이 내쫓으려는 임은정 검사 “권력 아닌 법 수호”

등록 2015-12-03 10:23수정 2015-12-03 20:39

2011년 법무부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임은정 검사가 2007년 자신이 담당한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사건은 영화 ‘도가니‘의 배경이 됐다.
2011년 법무부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임은정 검사가 2007년 자신이 담당한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사건은 영화 ‘도가니‘의 배경이 됐다.
페북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은 것 같다”

2012년 과거사 사건, 상부지시 거부 무죄 구형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무죄 구형’을 해 검찰의 심층적격심사 대상에 오른 임은정(41) 의정부지검 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연하게 대응하겠다”라며 현재 심경을 밝혔다. 임 검사가 심층적격심사에서 퇴직명령을 받게 되면 검찰 사상 2번째로 검사직을 그만둬야 한다. 임 검사의 지인은 “임 검사가 심층적격심사 대상으로 올라간 것을 알고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은 것 같다’면서 통곡했다”고 전했다.

임은정 검사는 3일 오전 9시33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사로서의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의심받아 특정사무감사를 받게 되었네요”라며 “2012년12월 과거사 재심사건에서 무죄구형한 후 동료로부터 법무부 모 간부가 격노하여 적격심사 몆 년 남았냐고 하더라는 말을 전해듣고 검사징계법이 아니라 적격심사기간을 찾아보았다가 2년밖에 안 남은 걸 확인하고 망연자실했었지요”라고 썼다.

 이어 임 검사는 “글쎄요... 검사로서의 직무수행능력이 뭘까요? 진범이라면 책임을 묻고 누명이라면 그 누명을 벗겨주는게 검사의 의무라고 배웠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뭐, 속이 안 상한건 아닌데 의연하게 대응하겠습니다. 저는 권력이 아니라 법을 수호하는 대한민국 검사니까요^^”라고 말하며 글을 맺었다.

 앞서 <한겨레>는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최근 임은정 검사를 비롯한 6명의 검사를 심층적격심사 대상에 올린 사실을 보도(▶바로가기)했다. 심층적격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퇴직 명령을 제청할 수 있다. 2004년 도입된 이 제도를 통해 옷을 벗은 검사는 지금까지 딱 한명 있었다. 대검 감찰본부는 곧 임 검사가 최근 7년간 일했던 서울중앙지검·창원지검·의정부지검에서 맡았던 업무에 대해 특별사무감사를 벌여 수사·공판을 진행하는 중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임 검사는 2012년 12월 윤길중 진보당 간사의 유족이 청구한 재심 사건에서 검찰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무죄를 구형해 정직 4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임 검사는 같은 해 9월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른 박형규 목사의 재심 사건에서도 검찰이 관행적으로 해오던 ‘백지 구형’(판사에게 ‘법과 원칙에 따라 선고해달라’고 구형 의견을 내는 것)을 하지 않고 무죄를 구형했었다. 검찰은 당시 “부장검사의 지시로 진보당 재심 사건이 다른 검사에게 넘겨졌는데도 법정 출입문을 잠근 채 무죄를 구형해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중징계 이유를 밝혔다. 임 검사는 법원에 징계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1심과 2심에서 모두 이겼고, 검찰의 상고로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단독] ‘우수 검사’ 뽑힌 임은정 검사 내쫓으려는 검찰, 왜?

▶한인섭 교수 “‘백지구형’은 잘못된 관행…임은정 검사가 옳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단독] 윤석열, 검찰 조사 출석거부 사유 “변호사 선임 안 끝나” 1.

[단독] 윤석열, 검찰 조사 출석거부 사유 “변호사 선임 안 끝나”

‘윤석열 내란수괴’ 증거 뚜렷…계속 출석 불응 땐 체포영장 전망 2.

‘윤석열 내란수괴’ 증거 뚜렷…계속 출석 불응 땐 체포영장 전망

‘윤석열 계엄이 통치행위인가’ 헌재 결론, 내년 2월 내 나올 듯 3.

‘윤석열 계엄이 통치행위인가’ 헌재 결론, 내년 2월 내 나올 듯

헌재 ‘9인 완전체’ 되면 진보4-중도보수3-보수2 재편 4.

헌재 ‘9인 완전체’ 되면 진보4-중도보수3-보수2 재편

김용현, 찾다찾다 전광훈 변호인 ‘SOS’…내란 변론 꺼리는 로펌들 5.

김용현, 찾다찾다 전광훈 변호인 ‘SOS’…내란 변론 꺼리는 로펌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