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무죄 구형’ 임 검사, 적격심사 대상 올라
검찰, ‘젊은검사 길들이기’ 논란
통과 못하면 옷 벗을수도
진보당 재심 상부지시 어기고
‘무죄’ 구형해 정직 4개월 징계받아
‘성추행 논란’ 검사 경고에 그치자
내부통신망에 비판글 올리기도
검찰 안팎 “내부 비판 억눌러”
검찰, ‘젊은검사 길들이기’ 논란
통과 못하면 옷 벗을수도
진보당 재심 상부지시 어기고
‘무죄’ 구형해 정직 4개월 징계받아
‘성추행 논란’ 검사 경고에 그치자
내부통신망에 비판글 올리기도
검찰 안팎 “내부 비판 억눌러”
▶ 바로 가기 : 임은정 검사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은 심정”
검찰이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무죄 구형’을 한 임은정(41) 의정부지검 검사를 심층적격심사 대상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안팎에선 검찰이 적격심사를 이용해 내부의 비판의 목소리를 억누르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2일 검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최근 임은정 검사를 비롯한 6명의 검사를 심층적격심사 대상에 올렸다. 심층적격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퇴직 명령을 제청할 수 있다. 2004년 도입된 이 제도를 통해 옷을 벗은 검사는 지금까지 딱 한명 있었다. 대검 감찰본부는 곧 임 검사가 최근 7년간 일했던 서울중앙지검·창원지검·의정부지검에서 맡았던 업무에 대해 특별사무감사를 벌여 수사·공판을 진행하는 중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임 검사는 2012년 12월 윤길중 진보당 간사의 유족이 청구한 재심 사건에서 검찰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무죄를 구형해 정직 4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임 검사는 같은 해 9월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른 박형규 목사의 재심 사건에서도 검찰이 관행적으로 해오던 ‘백지 구형’(판사에게 ‘법과 원칙에 따라 선고해달라’고 구형 의견을 내는 것)을 하지 않고 무죄를 구형했었다. 검찰은 당시 “부장검사의 지시로 진보당 재심 사건이 다른 검사에게 넘겨졌는데도 법정 출입문을 잠근 채 무죄를 구형해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중징계 이유를 밝혔다. 임 검사는 법원에 징계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1심과 2심에서 모두 이겼고, 검찰의 상고로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임 검사는 여기자 성추행 사건에 연루된 이진한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에게 검찰이 경고 처분을 내리자, 지난해 1월 검찰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려 “적절한 신체접촉의 경계가 무엇인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26일 이진한 검사에게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심층적격심사는 항소 기간을 놓쳐 항소를 못 하는 등 공판에서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거나 수사 과정에서 폭언 등 인권을 심대하게 침해하는 등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검사들이 대상이 된다. 하지만 임 검사는 2007년 ‘공판업무 유공’을 인정받아 검찰총장상을 받았고, 2012년에는 법무부가 ‘우수 여성 검사’로 선정해 서울중앙지검 공판부에 배치하는 등 검찰 스스로 업무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임 검사가 심층적격심사에서 탈락해 퇴직 명령을 받으면 역대 두번째 사례가 된다. 지난 2월 한 부부장검사가 퇴직 명령을 받아 사직한 게 처음이다. 당시 검찰은 퇴직 명령의 사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이 부부장검사가 임 검사의 무죄 구형을 옹호하는 글을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려 괘씸죄에 걸렸다는 말이 나왔다. 이 부부장검사는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퇴직명령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사 수가 점점 늘어남에 따라 적격심사는 더욱 강화되고, 결국 젊은 검사들을 길들이는 유력한 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검 관계자는 “임 검사와 관련해 현재로선 확인해줄 게 없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갈무리
☞열쇳말: 검사 적격심사란?
검찰청법 제39조에선 검사들을 임명한 뒤 7년마다 계속 일하기에 적합한지 적격심사를 하도록 규정돼 있다. 대부분 무리 없이 심사를 통과하지만,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소수의 인원은 따로 심층적격심사 대상으로 분류해 수사·공판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는 특별사무감사를 받은 뒤 검사적격심사위원회에 넘겨진다. 심사위원은 모두 9명인데, 법무부 장관이 검사 4명, 외부 인사 2명 등 6명을 지명한다. 심사위가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법무부 장관에게 퇴직을 건의하면, 장관은 대통령에게 퇴직 명령을 제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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