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박원순 시장과의 토크콘서트서 국정화 반대 밝히자
고엽제전우회 회원 300여명, 도청 앞서 남경필 규탄 집회
고엽제전우회 회원 300여명, 도청 앞서 남경필 규탄 집회
“남 지사는 국정화 반대를 철회하라”(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경기지부)
“(남 지사의 국정화 반대는) 자유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평소의 소신이다”(경기도 관계자)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경기지부 소속 회원 300여명이 18일 오전 경기도청 앞에서 남경필 지사 규탄 집회를 열었다. 새누리당 소속 도지사를 보수단체가 규탄까지 하고 나선 것은 남 지사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의견 때문이었다.
이들은 “남 지사가 올바른 역사교과서 집필을 반대하고 좌편향 교과서에 동조하고 있다. (남 지사는)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고 당선됐으면서도 국정화에 반대하는데 새누리당 지사인지, 새정치민주연합인지 색깔을 분명히 하라”고 말했다. 또 “현재 역사 교과서는 대한민국을 나쁜 나라, 이승만을 분단의 원흉, 소련과 중공군을 지원군으로 묘사하는 등 좌편향 교과서다. 삐딱한 검인정 교과서 시대 종식에 남 지사는 동참하라”고 했다.
집회 말미에 이들은 도청을 향해 큰 절을 3번 하고 남 지사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의견 철회와 사과를 촉구했다.
경기도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남 지사의 국정화 반대 의견은 평소의 소신을 밝힌 것이다. 다만 새누리당의 당론이 정해졌고 정부가 국정화 고시를 강행한 상태이고, 이 문제는 도지사의 책무와는 별개여서 이들의 요구에 따로 반응을 보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남 지사는 지난달 11일 서울에서 열린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여러분 행복하십니까’라는 토크콘서트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남 지사는 “저는 제가 이렇게 살아오면서 무슨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 생각해보면 자유인 것 같아요. 그리고 뭘 제일 싫어하느냐, 그러면 이렇게 획일화된 거라서 저는 그런 차원에서 역사라는 게 획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국정 교과서 만드는 것은 시대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 이에 “(남)지사님과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너무 꼭 같은 생각을 말씀하시니까요”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도청 주변에 3개 중대 300여명을 배치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