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연쇄 테러로 충격에 빠진 파리 시민들에게 애도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는 트위트. 출처 트위터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파리 연쇄 테러 소식에 SNS에는 파리 시민에 대한 연대와 테러에 대한 저항의 메시지가 봇물을 이뤘다.
지난 13일 밤(현지시각) 파리 시내 곳곳에서 벌어진 총기와 폭탄 테러에 전세계 누리꾼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평화에 대한 염원과 연대의 메시지로 맞섰다. 트위터에선 해시태그 #liberteegalitefraternite를 단 위로와 격려 트위트가 이어졌다. #liberteegalitefraternite은 프랑스 국기의 세 가지 색을 상징하는 ‘자유, 평등, 박애’를 이어붙인 단어다. 전세계 블로거들이 각지의 소식을 전하는 매체인 <글로벌보이스>의 프랑스 블로거는 이런 메시지들에 대해 “최악의 시기에 더욱 빛났다”고 전했다. 외국의 한 트위터 이용자는 14일 이 해시태그와 함께 “제발 신의 뜻에 따라 우리는 서로 사랑할 수 없는가”라는 손팻말을 든 사진으로 무차별 테러를 비난했다. 국외뿐 아니라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SNS 계정의 사진에 파랑, 흰색, 빨강을 덧입혀 파리에 대한 애도와 연대의 뜻을 표시하는 이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단순히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테러로 상처 입은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온라인 서비스를 활용하는 움직임도 두드러졌다. 테러 직후 파리 시내와 프랑스 국경의 교통이 일시 마비되자, 많은 이들이 발이 묶인 이들이 머물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자신의 거처를 개방했다. 이들은 열린 문(#PorteOuverte)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트위트를 날려 자신의 숙소에서 머물 수 있음을 알렸다. 영국의 한 트위터 이용자는 “영국에 발이 묶인 프랑스 분은 우리 집에서 묵으세요. 히스로우 공항에서 멀지 않습니다”라며 자신에게 메시지를 달라고 알렸다.
페이스북은 테러 직후부터 자신의 서비스 안에서 상대방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안전 확인’ 기능을 가동했다. 파리에 머물고 있는 이가 자신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면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이를 알려주는 기능이다. 테러 소식이 전해진 13일 밤 지인의 안부를 확인하고자 하는 전화가 폭증하면서 전화 연결이 느려지거나 불통이 되는 상황에서 안전 확인 기능은 큰 도움이 됐다. 페이스북은 15일까지 이 기능을 통해 세계 3억6천만명의 이용자가 알림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반응들을 두고 다른 시각도 나왔다. 페이스북은 안전 확인 기능을 지금까지 대규모 자연재해 때만 제공하다가, 인간에 의한 재해는 이번 테러에 처음으로 제공했다. 그런데 지난 12일 역시 이슬람국가(IS)에 의해 발생했던 레바논 베이루트 시내 테러 때에는 가만히 있다가 서구 선진국인 파리가 공격을 받자 이런 기능을 제공한 것은 ‘차별적’이라는 문제 제기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의 한 칼럼리스트는 <가디언>의 자매지인 <옵저버>에 기고한 글에서 “페이스북에 파리에 대한 포스팅을 하는 것은 온라인 대화에서 좀더 두드러진 존재가 되려는 것일 뿐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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