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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20대 대부분 안중근 모른다는 답변에 ‘큰일났다’ 생각”

등록 2015-10-21 18:57수정 2015-10-21 20:58

월간지 <영웅> 발행인 박창재(맨 오른쪽)씨가 지난 3월 안중근 의사의 외손녀 황은주(오른쪽 둘째)씨와 증손자 토니 안(왼쪽 둘째)과 함께했다. 꼬레아우라 제공
월간지 <영웅> 발행인 박창재(맨 오른쪽)씨가 지난 3월 안중근 의사의 외손녀 황은주(오른쪽 둘째)씨와 증손자 토니 안(왼쪽 둘째)과 함께했다. 꼬레아우라 제공
[짬] 월간 ‘영웅’ 창간한 발행인 박창재씨
좌와 우, ‘국정’이든 ‘검정’이든, 설사 국사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해도, 누구나 부인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영웅이 있다. ‘대한국인 안중근’이다. 하지만 하얼빈 의거와 순국 100년이 지나도록 유해조차 찾지 못할 만큼, 그는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 의거 106돌 기념일인 10월26일, ‘안중근 의사의 뜻과 사상을 되살려 통일 대한민국과 세계 평화의 길잡이로 삼겠다’는 취지를 내건 잡지가 창간된다. 월간저널 <영웅>이다.

안 의사를 기리는 기관지나 단행본이 아닌, 민간 정기간행물은 사실상 처음이다. 이 잡지의 발행인은 기업인 박창재(60)씨다. 그는 컴퓨터 솔루션 개발 전문인 아이티(IT)업체 에픽소프트의 대표다. 그는 지난해 10월 도서출판 꼬레아우라를 설립해 꼬박 1년 동안 준비를 거쳐 23일 창간 기념식을 연다.

그가 ‘안중근 의사 알리기 운동’에 나서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안중근 아카데미’ 수강이 계기
히로부미 저격뒤 외친 러시아말
‘꼬레아 우라’ 딴 출판사 세우고
꼬박 1년 준비한 끝에 23일 창간

수익금 전액 공익사업에 기부
“삼흥학교 재건 기금부터 마련할것”

“2013년 어느 날 우연히 신문 광고를 보고, 안중근의사숭모회에서 여는 ‘안중근 아카데미’에 지원한 게 시작인 셈입니다. 물론 평소에도 늘 안중근 장군의 ‘애국헌신’에 감동하고 존경해왔지만, 제대로 깊이 알고 싶었거든요.”

15주씩 5·6·7기를 연속으로 참여해 열성 수강생으로 꼽힌 그는 아카데미의 홍보대사와 숭모회 이사까지 맡게 됐다. “그즈음 20대 청년 10명 중 8명이 ‘안 의사를 잘 모른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서 안 의사의 기백과 정신을 널리 알리는 방법으로 정기적인 매체 발간을 하기로 했다.

안 의사가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뒤 외쳤던 러시아말 “꼬레아 우라”(대한민국 만세!)를 딴 출판사를 세우고, 그는 가장 먼저 초등생부터 일반인까지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상금 3500만원을 내걸고 ‘안중근 장군 월간지 제호 공모전’을 열었다. 공모전에는 안 의사 관련 사료와 창작물, 제호 부문 등에 232편이 응모했다. “창간 소식을 알리는 사전 홍보도 할 겸 공모를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참여와 호응이 많아 놀라기도 했죠.”

월간저널 <영웅>
월간저널 <영웅>
당선작 ‘영웅’은 현역 군인인 박찬휘 상병(육군 1군수지원사령부)의 작품이었다. 박 상병은 “대한민국 국권 수호의 아이콘인 안중근 장군을 가장 잘 묘사하는 단어가 ‘영웅’이라고 생각한다”며 “영어권·한자권에서도 발행할 수 있어, 외국인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제안 취지를 설명했다.

사실 발행인 박씨도 소령으로 은퇴한 예비역 장교다. 충남 보령에서 태어난 그는 21살 때 특전사에 자원입대해 4년간의 의무복무 중이던 1985년 헬기 조종사 지원 자격을 얻기 위해 뒤늦게 대학에 진학했다. 대졸 장교만 가능했기 때문이다. 마침내 소위가 된 그는 헬기 조종 교육에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탈락했다. 대신 육군본부의 전군 과학화 사업에 따른 전산장교 선발에 응시해 합격했다. “친구 따라 시험을 봤는데… 순간의 판단이 인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딱 들어맞았죠.” 평소 익혀둔 영어 회화 실력 덕분에 발탁된 그는 정보사령부에 근무하며 피시 이전 슈퍼컴퓨터 시절부터 ‘1세대 아이티 전문가’의 경력을 쌓을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지금의 솔루션 사업도 성공할 수 있었다.

“돌이켜 보면, 역사와는 무관한 사업에 몰두하던 제가 안 의사와 만나게 된 건 어머니의 무릎교육 덕분인 듯합니다. 밤마다 잠들기 전에 수많은 옛 영웅담을 들려주셨거든요. 어린 마음에 나도 자라면 나라를 위해 뜻있는 일을 하겠다고 결심한 적도 있고요.”

그는 93년 연세대 국제대학원에 입학해 한국학을 전공했다. 그때부터 역사, 통일, 지식, 문화, 상식 등에 두루 관심을 두면서 ‘안중근 아카데미’를 발견하게 된 셈이다.

그는 ‘영웅’의 수익금은 전액 공익사업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우선은 삼흥학교 건립 기금을 마련할 참이다. 안 의사가 1905년 을사조약 체결로 빼앗긴 나라를 구하고자 이듬해 평남 진남포로 이주해, 부친의 유지를 받들어 구국인재 양성을 위해 돈의학교와 함께 설립했던 삼흥학교를 재건하겠다는 의지다. 그밖에 애국선열 홍보 및 지원 사업과 남북통일 기금에도 보탤 계획이다. 150만원의 평생회원에 가입하면, 삼흥학교 건립 주춧돌에 이름을 새겨주고, 안중근 아카데미 수강료 50%를 지원하며, 심사를 거쳐 안중근 홍보대사로도 임명할 예정이다.

박씨는 창간호 특집기획으로 미국과 중국 현지를 직접 방문해 안 의사의 후손과 주요 증인들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이념이나 정파에 관계없이, 안 의사를 비롯한 역사 속 영웅들과 일반 시민영웅들의 활약상과 정신을 널리 알려 젊은이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줌으로써 대한민국이 세계 평화를 이끄는 리더 국가로 발전해갈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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