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세사학회 소속 회원 54명이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했다.
이들은 20일 ‘국정 교과서 반대 및 집필 거부 선언서’를 내고 “시대착오적인 역사 연구와 역사 교육은 역사학자가 저지르는 가장 큰 죄악 가운데 하나”라며 “향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집필·제작 등 일련의 모든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선언서에서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 불행하게도 권력자들이 역사를 정치의 도구로 악용한 사례가 있었다. 또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에 따라 역사를 왜곡하고 정치도구화하여 자신들의 구미에 맞게 재단하기도 했다”며, 유신 독재시대 국정 교과서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이들은 “우리는 또다시 그릇된 과거를 되풀이할 수 없다는 학자적 양심으로, 또 정상적인 역사 교육을 염원하는 간절한 충정으로, 정부·여당에게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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