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박근혜 대통령에 일침
“역사는 유기체…권력이 개입해 근대 이후로 후퇴”
“역사는 유기체…권력이 개입해 근대 이후로 후퇴”
평론가 허지웅(36)씨
평론가 허지웅씨 페이스북 갈무리.
역사는 유기체다. 이전에도 밝혔듯이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철수가 시비를 걸어 철수와 영희가 싸웠다고 주장하는 자들과 영희가 덤벼서 철수와 영희가 싸웠다고 주장하는 자들이 입증 가능한 자료를 무기로 쟁투하는 과정을 거쳐 유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여기 당대의 정치권력이 개입하여 기준과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근대 이전의 사회로 후퇴하는 일이다. 안 되는 일은 안 되는 것이다. 전혀 그럴 만한 일이 아닌 것을 좌와 우를 나누어 진영을 가르고 이 모든 게 흡사 동등한 수준의 입장 차이인양 몰아가며 본질을 흐리는 게 모든 종류의 사안에 대응하는 요즘의 추세다. 지금도 똑같은 길을 밟고 있다. 그로 인해 이게 대체 얼마나 시급한 사안인지 현실감각이 떨어져 가고 있는 것 같다. 첫 번째, 역사에 대한 관심을 멀어지게 하고 두 번째, 아예 역사 자체를 엄정한 사실의 기록이 아닌 감정의 언어로 바꾸는 것. 과거 파쇼 국가들과 현재의 일본이 걷고 있는 길이다. 같은 길 앞에 우리가 서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누구에게나 보기 편한 역사는 역사가 아니다. 역사란 누구에게나 불편해야만 정직한 것이다. 역사를 모르는 공동체는 반드시 망한다. 국정 역사교과서는 결국 모두를 망하게 할 것이라는 측면에서만 모두에게 공정하다.
개인의 효심과 주변의 충심과 공공의 애국심은 반드시 구별되어야만 한다.
애가 탄다.
이슈국정교과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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