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둘째 딸이 남편 이상균(38)씨와 함께 자신도 마약을 투약했다는 소문과 관련해 검찰에 마약 검사를 자청하고 나섰다. 이씨에 대한 검찰과 법원의 ‘봐주기 집행유예’라는 의혹에, 이씨 집에서 발견된 ‘투약자 불명’의 주사기, 여기에 김 대표와 알고 지냈다는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이씨 변호를 맡은 사실이 알려진 뒤에 나온 조처다.
서울동부지검은 최근 김 대표의 둘째 딸 김현경(31)씨가 ‘마약 혐의가 있는지 나를 조사해 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냈다고 24일 밝혔다. 서울동부지검 관계자는 “접수된 진정서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해 말 이씨를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 기소한 바 있다.
김씨는 마약 투약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검찰에 유전자검사를 받겠다는 입장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이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10여개의 마약 투약용 일회용 주사기를 확보했다. 이 주사기 중에서 검찰이 기소한 투약자들 것이 아닌 디엔에이(DNA)가 발견되면서 ‘추가 공범’의 존재가 드러났지만, 당시 검찰이 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사실이 최근 드러나면서 의혹을 키웠다. 김씨의 유전자검사 자청은 자신과 이 주사기가 무관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 쪽은 검찰 진정과는 별도로 다른 기관에도 딸의 모발 검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일선 경찰서 마약팀장은 “남편 이씨가 마지막으로 마약을 투약한 시점이 지난해 6월이다. 이미 15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투약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발 검사를 통해 그 흔적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새누리당 최고중진회의가 끝난 뒤 ‘딸이 진정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아는 내용이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거는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오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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