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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전국 반려동물 몇마리? 통계 낼 방법이 없네

등록 2015-08-18 20:17수정 2015-08-19 08:24

다정하게 놀고 있는 개와 고양이. 사진은 wallpaperswide.com서 인용
다정하게 놀고 있는 개와 고양이. 사진은 wallpaperswide.com서 인용
반려동물 키우는 인구 1000만 추정
통계없어 동물수 정확히 파악안돼

농식품부 “인구조사때 함께 하자”
통계청 “조사 목적 안맞아” 거절
“농촌선 식용견·반려견 구분 애매”
우리나라에 사는 반려견·반려묘(고양이)는 모두 몇 마리일까.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파악한 바로는 전국 반려견은 모두 161만1289마리다. 하지만 통계가 진실을 보여주진 않는다. 농식품부 방역관리과 관계자는 1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수치에 오류가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행정조사를 나간 동대표나 이장이 ‘집에 개가 몇 마리냐’고 물으면 정확히 대답해주는 집이 많지 않다. 혹시 개 때문에 이웃과 싸움이 날까봐 사실을 숨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본 통계가 정확하지 않으니 유기동물 발생률과 동물등록제 실시율 등의 신뢰도도 함께 떨어진다. 반려묘는 통계조차 없다. 농식품부가 파악한 유실·유기 고양이 수(2만1000마리)보다 많다고 짐작할 뿐이다. 농식품부가 3년 전 내놓은 ‘동물복지 국민의식 조사’ 결과를 보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는 1000만명 정도로 추정될 뿐이다. 정작 이들이 몇 마리의 개·고양이를 키우는지는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

이런 고민을 하던 농식품부는 지난 2월 통계청에 인구주택총조사 때 반려동물 개체수도 함께 조사하자고 제안했다. 오는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하는 조사에서 개·고양이·햄스터·토끼 등 인기 반려동물을 얼마나 키우는지 묻자고 협조 요청을 한 것이다.

통계청은 농식품부의 제안을 거절했다. 통계청 인구총조사과 관계자는 “정부부처마다 필요한 통계가 있는지를 묻고 그 내용을 취합했다. 반려동물 항목은 조사 목적이나 의의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었다. 농촌은 식용견과 반려견의 구분이 애매해 조사할 때 잘못 표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또 통계청은 조사항목 선정을 지난해 11월 끝냈으며, 5년 전 조사와 다르게 주민등록번호·건축물대장 등 기존 행정자료를 활용한 조사가 이뤄진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올해 조사에는 여성의 경력 단절 기간, 자녀 출산 시기, 전공을 묻는 항목이 새로 들어갔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가정의 정서적 측면뿐 아니라 반려동물 관련 산업과 문화 발전의 기초자료 조사로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외국처럼 우리 사회도 반려동물과 공존하는 문화가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반려동물 상품들은 수입품이 많은데, 이런 분야는 국내에서도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통계청은 2012년 기준으로 용품, 사료, 수의 진료, 장묘 서비스 등 반려동물 산업 규모를 약 9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추세로 ‘반려동물 문화’는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동물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한 공무원은 “실제 수치가 나와야 정책 방향이 세워지는데 기본이 마련되지 않아 안타깝다. 동물과 관련한 인식의 차이를 느낀다”고 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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