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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삼성, 공익법인 설립안 거부…백혈병 조정위 ‘험로’

등록 2015-08-03 21:56수정 2015-08-03 22:29

수정안서 보상기금 직접 집행 제시
재발 방지대책 개입에 부담 느낀듯
가족대책위·반올림도 수정안 제시
삼성이 백혈병 문제 해결 등과 관련해 조정위원회가 제시한 공익법인 설립안을 거부했다. 공익법인은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과 관련해 조정위원회가 내놓은 권고안의 핵심이라 앞으로 조정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삼성 쪽은 3일 ‘조정위원회 권고안에 대한 삼성전자의 입장’을 내어 “조정위원회가 권고한 사단법인 설립은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법인을 설립하고 그 법인을 통해 보상을 실시하려면 또다시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대신 보상위원회를 자체적으로 꾸려 조정위원회가 권고한 1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바로 집행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노동계에선 삼성 쪽이 재발방지 대책 실행 과정에서 공익법인의 개입을 부담스러워한 때문이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쪽의 이런 ‘수정안’ 제시는,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7월23일 권고안을 내며 이의제기 시한으로 정한 열흘의 숙려 기간 종료에 맞춘 것이다.

삼성 쪽은 보상 대상자도 1996년 이후 퇴직자에 한정하고, 조정위원회가 보상 대상 질병으로 꼽은 12개 항목 가운데 유산과 불임은 빼겠다고 밝혔다. 조정위원회가 일부 질병은 최대 잠복기를 14년까지 인정한 것과 달리 삼성은 10년까지만 인정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앞서 가족대책위원회는 7월30일 조정위원회에 낸 수정안에서 ‘조기 보상’ 등을 이유로 공익법인 설립안에 반대하고, 대신 보상 대상자가 삼성전자와 직접 협상해 올해 안에 보상 문제를 마무리짓자고 제안했다. 이미 큰 틀에서 조정위원회 안을 수락한다고 밝힌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지킴이, 반올림’(반올림) 쪽은 3일 일부 내용을 수정한 안을 조정위원회에 제출했다.

핵심 당사자인 삼성 쪽이 공익법인 설립을 거부함에 따라 앞으로 진행될 조정위원회 논의 과정이 험난하리라 예상된다. 조정위원회 권고안은 절차가 간단치 않은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의 집행을 모두 공익법인이 하도록 하는 등 법인의 구실이 큰 탓이다.

조정위원회는 이날까지 제기된 여러 수정안을 어떻게 처리할지 조정위원 세 명을 중심으로 모여 논의할 방침이다. 조정위원회는 최종 조정안 도출 시점을 미리 정하지 않고 최대한 합의 가능한 안을 끌어내려 애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종휘 이정훈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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