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을 ‘만들어내기’ 위해 자동차 사이드미러를 훔친 혐의로 자동차정비업체 사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은평구 역촌동 길가에 주차된 외제차의 사이드미러를 훔쳐 간 혐의(절도)로 근처 자동차정비업체 사장 유아무개(3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유씨는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외제차 8대의 사이드미러를 떼어 훔쳐 간 혐의를 받고 있다. 값으로 따지면 260여만원어치다.
유씨는 사이드미러를 도둑맞은 운전자들을 정비업체 손님으로 받기 위해 사이드미러를 훔쳤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의 말을 종합하면, 절도에는 드라이버를 이용해 사이드미러만 떼어내는 유씨의 ‘정비기술’이 사용됐다. 유씨는 사이드미러를 훔치고 이튿날이나 그다음날, 사이드미러가 떨어져나간 자동차 주변에 업체 블로그와 연락처를 홍보하는 명함을 뿌렸다. 실제로 피해자 가운데 2명이 유씨에게 연락해 각각 66만원, 20만~30만원의 수리 견적을 내는 상담을 하기도 했다. 손님이 상담만 받고 다른 업체에 수리를 맡기는 바람에 실제 수리로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유씨는 2년 전까지 은평구 응암동에서, 이후 강북구 수유동에서 정비업체를 운영했지만 장사가 잘되지 않아 폐업한 뒤 지난 5월 역촌동에 세번째 정비업체를 차렸지만 역시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유씨는 “사이드미러를 따로 처분할 생각은 없었고, 운전자들이 수리를 하러 오면 그대로 달아주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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