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학교 “예방수칙 지키자”
중앙대 안성캠퍼스 등 15곳은 휴교
중앙대 안성캠퍼스 등 15곳은 휴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가 경기 지역을 넘어 서울 지역까지 확산하자, 기말고사를 앞두고 도서관마다 학생들이 넘쳐나는 서울 소재 대학들도 고민에 빠졌다. 전국에서 13만여명이 지원한 서울시 지방공무원 채용 필기시험까지 다가오면서 취업준비생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교들은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그다음주부터는 기말고사가 시작된다. 시험 준비를 하는 수천명의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장시간 머물면서 메르스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5일 “당장 다음주부터 도서관에 학생들 수천명이 몰릴 텐데 학교 입장에서는 특별한 대응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한국외대는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예방수칙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현재 확진자나 의심환자가 나온 것도 아닌데 학생들을 통제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고려대도 “현재는 지켜보고 있다. 만약 의심환자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종구 서울대 의대 글로벌의학센터장은 “현재 메르스는 병원 내 감염을 통해 확산되고 있지, 그 외에는 감염 가능성이 낮다. 특히 비교적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있는 대학 내에서의 감염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했다. 그러나 대학생들의 ‘체감 불안’은 상당하다. 중앙대 안성캠퍼스를 비롯해 5일 현재 전국적으로 15개 대학교가 임시휴교에 들어갔다. 박민지(22·중앙대)씨는 “젊은 사람들은 면역력이 강해 괜찮다고 하지만 대학생들은 강의실이나 도서관에 모여서 오랫동안 함께 공부하기 때문에 매우 불안하다. 캠퍼스 통합 이후 왕래가 잦은 만큼 안성캠퍼스 말고 본교도 휴교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중앙대 근처에서 팔리는 마스크는 일찌감치 동났다.
한편 오는 13일에는 모두 13만여명이 지원한 서울시 지방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이 서울시내 155개 학교에서 치러진다. 충남 공주에 사는 지원자 최아무개(28)씨는 “서울시 시험은 지역 제한이 없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올라오고, 시험이 끝나면 다시 지역으로 내려가게 된다.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했다. 메르스 확산이 멈추지 않으면 시험 일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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