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를 치료한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업무를 보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국민 약 10명 중 7명은 정부의 메르스 관리 대책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4일 전국 19살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정부 메르스 관리 대책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해 5일 내놓은 결과를 보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8.3%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39.6%는 ‘매우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뢰한다’는 응답은 25.9%에 그쳤다. 5.8%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 비율은 광주·전라(73.6%), 부산·경남·울산(70.9%), 경기·인천(70.5%), 서울(67.9%), 대전·충청·세종(63.8%), 대구·경북(59.4%) 차례로 높았다. 나이별로는 30대(89.5%), 40대(74.3%), 20대(73.7%), 50대(63.8%) 차례였다.
지지 정당별로는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신뢰 4.8%, 불신 90.9%)과 무당층(신뢰 5.7%, 불신 88.8%)에서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새누리당 지지층(신뢰 52.5%, 불신 39.9%)에서는 ‘신뢰한다’는 응답이 우세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한편 메르스 후폭풍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성인 남녀 1005명을 상대로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도에 대한 평가를 조사한 결과, ‘긍정 평가’는 지난주에 견줘 6%포인트 급락한 34%로 조사됐다. 긍정평가는 4·29 재보선 뒤 급반등해 지난주까지 5주 연속 39~40%에 머물렀으나, 이번 급락으로 ‘성완종 리스트 파문’ 때와 비슷해졌다. 반면 ‘부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8%포인트 급등한 55%를 기록했다.
성별로는 남성(지난주 38%→35%)보다 여성(42%→34%)에서, 직업별로는 가정주부(55%→39%)에서 지지율 하락폭이 컸다. 이런 결과는 정부의 미흡한 메르스 대책에 대한 여성과 가정주부의 불신과 불만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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