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검색 데이터를 통해서도 ‘메르스’에 대한 불안의 증폭이 확인된다. 구글이 자사 검색량을 바탕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구글 트렌드’를 통해 3일 <한겨레>가 확인한 결과다.
메르스의 영문 표기는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다. 구글 트렌드를 통해 이런 영문 메르스 검색어와 우리말 ‘메르스’의 검색량을 비교해 보니, 올해 6월 기준(날짜별 변동치를 보정한 월단위 집계)으로 영문 검색어 관심도가 100이라면 한글 ‘메르스’는 55로 절반을 넘어섰다. 영문은 이 병의 발원지인 중동을 비롯해 전세계 영어 인구가 검색하고 우리말은 사실상 한국에서만 검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글 검색량이 매우 많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메르스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불안과 정보에 대한 갈증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질환의 영문 약자 이름인 ‘MERS’는 프랑스어로 ‘바다’라는 뜻도 있어 검색 관심도를 정확히 반영하진 못하지만, 이 검색어 ‘MERS’에 견주었을 때도 영문 검색어 관심도가 100이라면 한글 ‘메르스’는 50에 이르렀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2002~2003년 중국·홍콩 등에서 크게 번졌던 전염병으로, 메르스와 사스는 추정 전염 경로나 증상에서 유사하다. 사스와 메르스의 영문 검색량을 비교해 보면, 뒤에 나타난 메르스에 대한 세계적 관심 정도는 아직 크게 적은 것으로 나타난다. 2004년부터 현재까지 평균 관심도는 사스가 23일 때 메르스는 5로 사스 관심도의 21% 수준에 그친다.
메르스 영문 검색어에 대한 관심 추이를 보면, 지난해 5월 가파르게 치솟은 점이 눈에 띈다. 미국에서 감염자가 발견됐을 때다. 하지만 올 6월 검색량이 지난해 5월을 앞질러 지금이 세계적으로 메르스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때임을 알 수 있다. 올 6월 검색량을 100으로 두었을 때 지난해 5월은 85였다. 당시 미국은 빠른 초기 대응과 정보 공개로 사망자를 2명에서 차단했다.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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