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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기도실에 할랄푸드까지…대학들 “웰컴, 무슬림”

등록 2015-05-13 19:59수정 2015-05-14 11:00

세종·국민대 등 교내에 기도실
기독교계 학교도 다문화실 운영
많게는 하루 수백명씩 이용해
한양·선문대 등엔 할랄푸드 판매
“소수에 대한 배려…정말 고마워”
파키스탄 등에서 유학 온 무슬림 대학생들이 12일 낮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식당에서 할랄음식을 앞에 두고 식전 기도를 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파키스탄 등에서 유학 온 무슬림 대학생들이 12일 낮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식당에서 할랄음식을 앞에 두고 식전 기도를 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예전에는 학생들이 지나다니는 곳에서 기도를 했는데 이젠 조용히 기도를 드릴 수 있어서 좋아요.”

파키스탄에서 세종대로 유학 온 아슬란(25·디지털콘텐츠학과 석박사통합과정)은 요즘 학교 생활이 더 즐거워졌다고 한다. 세종대는 이번 학기부터 무슬림들이 이용할 기도실을 기숙사 지하에 마련했다. 카펫이 깔린 73㎡ 크기의 기도실에는 무슬림 유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남녀를 구분하는 파티션, 쿠란 낭독을 위한 앰프가 설치돼 있다. 아슬란은 이곳에서 하루 다섯 차례 무함마드가 태어난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방향을 향해 기도한다. 근처 다른 대학의 무슬림 유학생들에게까지 소문이 나 매일 50여명이 세종대 기도실을 이용한다고 한다.

한류 바람을 타고 이슬람권 유학생 유치에 나선 대학들이 무슬림 마음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슬람권 유학생 86명이 다니는 국민대에는 2010년 40㎡ 크기의 기도실이 만들어졌다. 기도실 이름은 ‘사우디클럽’이다. 경희대도 60여명의 무슬림 유학생들을 위한 기도실을 운영하고 있다. 성균관대도 2013년부터 기숙사 안에 특별기도실을 마련했다. 170여명의 이슬람권 유학생들이 이용한다. 250여명의 이슬람권 유학생을 유치한 한양대에도 이들을 위한 기도실이 있다.

80개 나라에서 온 1000여명의 유학생이 머무는 서울대 기숙사에도 무슬림들이 기도실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정철 서울대 기숙사 행정실장은 13일 “15㎡ 크기의 개방형 홀이 있는데 마룻바닥이어서 무슬림들이 엎드려 기도를 할 수 있다. 종교 문제로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했다.

기독교계 대학들은 무슬림 전용은 아니지만 ‘다문화 기도실’을 운영하고 있다. 2012년 개신교계인 이화여대가, 이듬해에는 가톨릭계인 서강대가 다문화 기도실을 열었다. 이화여대는 “국제기숙사 안에 다문화명상실이 있다. 이슬람 외에 불교 등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의 명상 공간으로 운영되는데 이슬람 유학생들이 주로 이용한다”고 했다.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지 않는 음식을 뜻하는 할랄푸드도 대학가 식판에 오르고 있다. 돼지고기는 금하고, 먹을 수 있는 고기도 율법이 정한 도축 방식을 따르는 게 할랄푸드다. 2013년부터 학생식당에서 할랄푸드를 판매해온 한양대는 올해부터 아예 무슬림 학생들을 위한 전용 부엌을 서울·안산캠퍼스 기숙사에 설치했다. 이화여대도 기도실 한쪽에 할랄푸드를 조리할 수 있는 주방과 이슬람식 화장실을 마련했다. 세종대도 올해 1학기부터 할랄푸드를 메뉴로 내고 있다. 통일교가 세운 선문대도 올해부터 학생식당에서 할랄푸드를 팔고 있다.

서울 이태원 등에서 비싼 값에 할랄푸드를 사 먹던 유학생들에겐 학생식당 할랄푸드가 여간 반갑지 않다. 파키스탄 출신 유학생 자파르(24)는 “1만원 넘는 밥값이 부담스러웠는데 학교에서 먹으면 3000원대다. 상대적으로 소수인 무슬림 유학생들로서는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오승훈 허승 김규남 방준호 김미향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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