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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5월 12일 일기’를 써보세요

등록 2015-05-10 20:00

명지대-국가기록원 ‘기억 아카이브’
3년째 기록 모아…온라인에 전시
세월호 유가족 일기도 포함될 예정
“2014년 5월12일 월요일. 날씨 맑음. 경기도 군포의 화산초등학교 3학년 박아무개군은 이날 체육대회를 하고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다. 세월호 참사로 학교 전체 체육대회가 아닌 3학년만 모여서 피구와 굴렁쇠 굴리기, 투호 등을 했는데, 대회가 끝난 뒤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도 봤다. 같은 학교 5학년인 곽아무개양은 슬펐지만 의미있는 하루를 보냈다. 경기도 안산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다녀와 쓴 일기에 ‘잊을 수 없는 날’이라고 적었다.”

기록하지 않아도 될 법한 우리네 평범한 시간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작업이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명지대와 사단법인 한국국가기록연구원이 만든 ‘인간과 기억 아카이브’는 “5월12일의 다양한 일상을 담은 글, 사진, 메신저 대화창 등을 기록한 일기를 수집하는 작업에 나선다”고 10일 밝혔다. 2013년 처음 시작해 모두 15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5월12일 일기 수집’ 작업은 인터넷(omeka.hmarchives.org)과 우편·팩스 등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올해는 12일부터 이달 말까지 접수한다.

‘인간과 기억 아카이브’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일기 수집은 1937년 5월12일 영국 서식스대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날은 영국 국왕 조지 6세의 대관식이 열렸는데, 의미있는 날 일반인들이 어떤 일상을 보냈는지 기록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는 것이다. 3년 전 국내 작업을 제안한 임진희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작업은 공공기록물 중심으로 쓰인 역사가 아닌 사적인 영역의 역사다. 특히 권력이 잊고 싶은 기억 또는 아무도 기록하지 않아 잊힐 수밖에 없는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한 작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올해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기억하는 5월12일의 일기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관련 기록을 모은 ‘416기억저장소’를 운영하는 김익한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가족 가운데 의사가 있는 분들은 참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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