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시 근처 야산. 파헤쳐진 산을 가리키며 수목장 시행사 관계자라는 사람이 ‘이곳에서 수목장 공사가 진행중’이라며 분양을 권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 일대 수목장 시장이 1조원대 규모라고 주장하며 5000만원을 투자하면 1억3200만원까지 벌 수 있다고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17m짜리 폭포, 3305㎡ 넓이의 잔디광장이 그려진 조감도도 보여줬다. 하지만 시행사가 보여준 공사현장은 정작 이들이 무허가로 수목장을 조성하려다 들통이 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시로 원상회복이 진행중인 곳이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2013년 9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경기도 광주와 이천 일대에 조성중인 수목장에 투자하면 두배 이상의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속여 52명한테서 투자금 명목의 돈 17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시행사 대표 이아무개(52)씨와 분양사 대표 이아무개(47)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시행사 직원 등 7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씨 등은 불법 훼손한 산지를 복구하는 현장으로 피해자들을 데려가 마치 수목장 공사가 진행중인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 해당 야산은 경사가 가팔라 애초 수목장 허가가 날 수 없는 곳”이라고 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