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인 20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로 앞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세월호 집회 해산 종용하며
“사랑하는 가족 품 돌아가라”
장애인 차별철폐 결의대회엔
“장애인의 생일…” 부적절 발언
“사랑하는 가족 품 돌아가라”
장애인 차별철폐 결의대회엔
“장애인의 생일…” 부적절 발언
장애인의 날인 20일 장애인단체 주관 집회 현장에 출동한 경찰 지휘관이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들에게 생일 같은 날” 등 상식 밖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장애인·인권단체가 참여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이날 오전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공원과 종로 일대에서 장애인 차별 철폐와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장애인단체와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서울 종로경찰서 이규환 경비과장은 출동한 기동대원들에게 현장방송을 통해 “오늘은 장애인들의 생일 같은 장애인의 날이니 차분하게 대응하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또 “우리 경찰관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게 대처하라”는 말을 반복했다.
현장에 있던 조현수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정책실장은 “오늘은 우리 사회가 1년 중 단 하루만 장애인에게 관심을 갖는 괴로운 날이다. 그런 날을 ‘생일’이라고 하는 것은 장애인을 조롱하는 발언”이라고 했다.
이 경비과장은 “대원들이 장애인들을 배려하지 않고 흥분할까봐 진정시키다 보니 나온 말이다. ‘경찰의 날’이 경찰에게 생일이듯 ‘장애인의 날’도 장애인에게 생일 같은 날이라고 선의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이 과장은 지난 18일 세월호 추모집회 현장에서도 “불법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돌아가십시오” 등의 방송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이 과장은 “8차 해산명령 뒤에도 남아 있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라는 의미였다. 유가족을 향해 방송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김규남 최우리 기자 3strings@hani.co.kr
사진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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