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결정에 강남구 “법정 투쟁”
현대차그룹이 10조5500억원에 매입한 한국전력 터 개발을 위한 첫 단추가 끼워졌다.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한전 터와 잠실종합운동장, 탄천 일대를 아우른 통합개발구역(‘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을 8일 확정했다.
강남구 소재 한전 터와 코엑스 일대에 국한되었던 애초의 ‘종합무역센터 주변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송파구 쪽까지 확대수정해 가결한 것이다. 면적은 106만4742㎡에서 166만3652㎡로 확장되었다.
서울시는 9일 “잠실종합운동장 부지를 포함해 국제업무, 전시 컨벤션, 문화엔터테인먼트 시설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사업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관리를 위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코엑스와 한전 터를 중심으로 국제업무, 마이스 산업(전시·컨벤션 등) 시설을 확충하고, 잠실종합운동장 쪽에 문화·엔터테인먼트·숙박 기능을 강화하는 식이다.
시는 이달 말부터 9월까지 전문가를 대상으로 국제공모를 진행해 올해 말까지 개발 기본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반면 해당 구역 내 민간개발은 6월께부터 시작된다. 시는 “민간개발 추진 시 국제교류복합지구 차원의 개발을 유도할 필요가 있어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앞서 구역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서울의료원 부지는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되어, 6월부터 매각 절차에 들어간다.
강남구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전 부지 개발로 발생하는 막대한 공공기여금을 강남구 취약기반시설 등에 우선 사용하는 게 아니라, 서울시가 통째 가져가 시 소유의 운동장 부지에 투입하여 수익사업을 하기 위한 저의”라며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도시건축공동위에 (참관해) 의결 보류를 간곡하게 요청했는데도 졸속 처리했다. 구역변경 결정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법정투쟁 하겠다”고 밝혔다.
강남구는 한전 터 개발 혜택을 독점하지 못하고 송파구와 나누는 방식에 강력하게 반대해왔다. 도시건축공동위가 열린 8일 구민 300여명이 서울시청사 앞에서 반대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 구민은 “강남구를 서울시에서 독립시켜 달라”고 말했다. 임인택 음성원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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