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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오드리 헵번 아들 “추모 분위기 지겹다면 ‘내 아이’ 생각해봐야”

등록 2015-04-09 18:58수정 2015-04-10 08:51

숀 헵번 퍼레어(가운데), 카린 호퍼 헵번 퍼레어(오른쪽). 사진 탁기형 선임기자 <A href="mailto:khtak@hani.co.kr">khtak@hani.co.kr</A>
숀 헵번 퍼레어(가운데), 카린 호퍼 헵번 퍼레어(오른쪽). 사진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세월호 기억의 숲’ 제안한 숀 헵번
아내·다섯자녀 모두 ‘노란색’ 차림
“인권의 문제를 정치로 보지 마라.” 숀 헵번 퍼레어(54)는 9일 어머니인 배우 오드리 헵번이 생전에 한 말을 다시 인용했다. 오드리 헵번은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20여개 나라에서 구호활동을 했다. 어머니 사후 아들은 ‘오드리 헵번 어린이재단’을 설립했다.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월호 기억의 숲’ 조성 기자간담회에 온 숀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한국인만큼이나 잘 알고 있었다. 1979년 인천상륙작전을 주제로 영화를 제작하며 인천에서 1년간 살기도 한 그는 세월호 참사 원인으로 지목돼온 과적 문제와 희생자들 대부분이 10대 학생이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가 ‘인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숀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탐욕이 있고, 선원들이 제대로 교육받지 않는 상황에서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권의 문제다. 추모 분위기가 지겹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를 잃었다고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또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할 법한 일이 한국에서 일어났다. 미국이나 한국은 기술 수준이 발전한 나라지만, 세월호 참사처럼 개도국과 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며 비극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방한한 아내 카린 호퍼 헵번 퍼레어(53)와 부부의 다섯 자녀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뜻에서 넥타이, 스카프, 장갑 등을 노란색으로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카린은 “가족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 하는 일들이 사회를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숀의 가족이 낸 5천만원을 바탕으로 시작한 ‘세월호 기억의 숲’은 5월 중순까지 1억원의 국민성금을 모을 계획이다. 지난해 5월 숀한테서 제안을 받은 뒤 숲 조성 프로젝트를 시작한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의 1차 목표는 은행나무 30그루를 심는 것이다. 숲은 팽목항에서 4.16㎞ 떨어진 전남 진도군 백동 무궁화공원에 조성된다. 숀의 가족은 10일 오후 유가족, 진도군 관계자 등과 함께 무궁화공원에 첫번째 나무를 심는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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