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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교수가 제자 성추행” 총장이 직접 고발

등록 2015-02-16 01:03수정 2015-02-16 01:03

술 권한 뒤 강제로 입맞춘 혐의
덕성여대 “피해학생 보호는 당연”
신고 접수한뒤 발빠른 조처
해당교수 “사실관계 왜곡·과장”
서울의 한 여대 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고발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를 고발한 이는 이 대학의 총장이다. 피해 학생이 2차 피해를 감수하며 직접 고소를 해야만 겨우 공론화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대학이 적극적으로 학내 성추행 사건에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덕성여대는 최근 박상임 총장 직무대행 명의로 ㅂ 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했다며 서울 도봉경찰서에 고발장을 냈다. 학교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ㅂ 교수는 지난해 2월 “저녁이나 같이 먹자”며 피해 학생을 자신의 개인 사무실로 불러냈다고 한다. 그는 대학원 진학을 앞둔 이 학생과 소주와 맥주를 섞은 술을 마셨고, 집에 가려던 학생에게 갑자기 입맞춤을 하는 등 두 차례 강제추행을 했다는 것이다. 피해 학생은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리다 선후배들에게 이런 사실을 털어놨는데, 다른 학생들 역시 ㅂ 교수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말 신고가 접수되자 대학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학생처장·교무처장·사무처장·학생상담센터장 등이 모인 가운데 사흘 동안 두 차례 성희롱·성폭력 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피해자의 진술과 ㅂ 교수의 해명을 검토했다. ㅂ 교수에게는 피해자에 대한 접근 금지와 문자메시지 발송 금지 조처도 취했다. 이후 ㅂ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경찰에 직접 고발장을 냈다.

이 대학 관계자는 15일 “이런 사건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학생이 얼마나 고통을 받다 고심 끝에 ‘갑을 관계’를 무릅쓰고 학교에 신고를 했겠나. 학교가 보호해주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대학 쪽은 고발에 앞서 학교 명예 실추와 함께 해당 교수가 혐의를 적극 부인하는 점 등을 고민했다고 한다. 하지만 피해자의 진술에 상당한 신빙성이 있고, 여성 교육기관으로서 학생을 앞장서 지켜줘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고발장을 냈다고 한다. 대학 쪽은 이런 조처가 상습 성추행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석진 서울대 교수 사건 이후로 바뀐 분위기와 지난해 12월 나온 교육부의 성추행 사건 처리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ㅂ 교수는 “내가 소명할 기회 없이 고발이 이뤄졌다. 사실관계가 왜곡되고 과장된 부분이 많다. 제대로 소명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학 쪽은 “ㅂ 교수가 대책위에 출석해 이미 소명을 했다”고 밝혔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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