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황’ 사건의 피해자로 그 뒤 50여일간 병가를 냈던 박창진 사무장이 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조현아(41)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저지른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자 박창진 사무장이 1일 업무에 복귀했다. 2일 열리는 조 전 부사장의 결심(구형)공판에 출석할지 주목된다. 그는 지난 30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조 전 부사장의 공판에 주요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나오지 않았다.
박 사무장은 1일 오전 10시 부산행 대한항공 KE1107편 여객기에 탑승하기 위해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 오전 9시10분쯤 모습을 드러냈다. 땅콩 회항 사건 다음날인 지난해 12월9일 병가를 낸 지 50여일 만에 업무에 복귀한 뒤 첫 비행 스케줄이다.
박 사무장은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박 사무장이 업무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지난 30일 공판에 대한 질문에도 역시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2일 공판에 출석할지를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지인은 “(박 사무장이) 결심공판에 출석할지 여부를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박 사무장은 이날 김포에서 김해공항(부산)으로 간 뒤 낮 12시55분에 출발하는 KE753편 일본 나고야행 비행기를 탔다. 김해공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일부 승객들이 박 사무장의 업무 복귀를 축하하며 박수를 보냈다는 제보도 있었다. 박 사무장은 나고야에서 KE754편을 타고 오후 5시 김해공항에 돌아와 일정을 마무리한 뒤 2일 오전 다시 인천으로 돌아온다.
참여연대는 1일 보도자료를 내어 “박 사무장이 다시 출근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유무형의 불이익이나 부당한 조치를 적극 감시하고 견제하면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참여연대는 재미동포 200명의 응원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1월30~31일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임원 세미나에서 땅콩 회항 사건의 여파를 의식한 듯 “직원들과의 유연한 소통과 공감을 통해 시스템과 문화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자”고 강조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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