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땅콩 회항’ 사건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대기 중인 취재진 쪽으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차 공판
“부사장이기 이전에 회장님의 가족이고, 부사장님의 파워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큰데 어떻게 감히 거역할 수 있나요?”
항공기 강제 회항과 기내 난동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현아(41)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2차 공판이 열린 30일. 미국 뉴욕발 항공기 안에서 견과류 서비스를 제공했다가 ‘매뉴얼’을 문제 삼은 조 전 부사장한테서 폭언과 폭행을 당한 대한항공 김아무개 승무원이 조 전 부사장과 함께 기소된 대한항공 여운진(57) 상무 쪽 변호인의 질문에 한숨을 쉬며 답했다.
김 승무원은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오성우)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진술 도중 감정에 북받쳐 울먹이기도 했지만 ‘조 전 부사장의 행동을 어찌 보느냐’는 질문에는 “기내 난동으로 볼 수 있다”며 비교적 단호하게 답하기도 했다.
지난 19일 열린 1차 공판에서 재판부가 증인으로 채택한 조 전 부사장의 아버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이날 오후 4시께 법정에 출석해 15분간 재판장의 심문을 받았다. 조 회장은 재판장이 ‘자녀들이 보는 데서 조 회장이 직원들을 함부로 대하는 것이 문제’라는 검찰 수사기록을 거론하자 “(직원들을) 업무적으로 대했다. 그런 행동을 한 기억은 없다”고 했다. “딸인 조 전 부사장이 평상시에도 직원들을 질책하는 걸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엄격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자세한 얘긴 못 들었다”고 답했다. 특히 ‘강제 하기’ 뒤 방송에서 조 전 부사장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박창진 사무장에 대해 재판장이 “앞으로 대한항공의 직간접적 보복이 반드시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하자, 조 회장은 “수시로 확인해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조회장 부녀, 서로 눈 안 마주쳐
여성 승무원은 울먹이며 증언
“부사장이기 앞서 회장님 가족
어떻게 거역할 수 있나요”
‘회사쪽서 교수직 회유’ 폭로도 여승무원이 ‘거역할 수 없는 파워’라고 했던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부녀는 이날 법정에 함께 섰지만 단 한번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퇴정하던 조 회장은 법정에서 딸을 만난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부모의 입장으로 갔다”며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대한항공이 조 전 부사장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폭언·폭행을 당한 여승무원에게 한진그룹 계열 학교의 교수직을 제안하는 등 ‘회유’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사자인 김 승무원은 “지난달 중순 회사 관계자가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 ‘이 사건을 풀려면 큰 이벤트가 필요하다. 조 전 부사장이 직접 집으로 찾아가 사과하고 싶다. 사과에 협조해준다면 교수직의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고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김 승무원은 “사과받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조 전 부사장을 피해 나흘 동안 집에 안 들어갔다. 박창진 사무장이 방송에서 ‘교직을 제안받은 여승무원이 위증을 했다’고 말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며 울먹였다. 공판에서는 또 여 상무가 박 사무장에게 “(조현아) 부사장님이 국회에 불려가게 생겼다. 술(음주)이라든가 폭행 이런 부분은 절대 안 나오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녹음파일이 공개되기도 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일 오후 2시30분에 열리는 3차 공판을 끝으로 변론을 종결한다. 검찰 구형도 이날 이뤄질 예정이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여성 승무원은 울먹이며 증언
“부사장이기 앞서 회장님 가족
어떻게 거역할 수 있나요”
‘회사쪽서 교수직 회유’ 폭로도 여승무원이 ‘거역할 수 없는 파워’라고 했던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부녀는 이날 법정에 함께 섰지만 단 한번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퇴정하던 조 회장은 법정에서 딸을 만난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부모의 입장으로 갔다”며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대한항공이 조 전 부사장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폭언·폭행을 당한 여승무원에게 한진그룹 계열 학교의 교수직을 제안하는 등 ‘회유’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사자인 김 승무원은 “지난달 중순 회사 관계자가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 ‘이 사건을 풀려면 큰 이벤트가 필요하다. 조 전 부사장이 직접 집으로 찾아가 사과하고 싶다. 사과에 협조해준다면 교수직의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고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김 승무원은 “사과받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조 전 부사장을 피해 나흘 동안 집에 안 들어갔다. 박창진 사무장이 방송에서 ‘교직을 제안받은 여승무원이 위증을 했다’고 말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며 울먹였다. 공판에서는 또 여 상무가 박 사무장에게 “(조현아) 부사장님이 국회에 불려가게 생겼다. 술(음주)이라든가 폭행 이런 부분은 절대 안 나오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녹음파일이 공개되기도 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일 오후 2시30분에 열리는 3차 공판을 끝으로 변론을 종결한다. 검찰 구형도 이날 이뤄질 예정이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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