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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왼쪽)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을 만나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셔먼 미국 국무 차관 밝혀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내며 ‘햇볕정책’의 지지자였던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정무차관이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강경한 기조의 대북 발언들을 이어갔다. 교착상태인 북-미 관계가 국면 반전의 기회를 잡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셔먼 차관은 29일 미대사관에서 열린 <한겨레> 등 한국 언론들과의 간담회에서 ‘북한 정권은 결국 무너질 것’이라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최근 인터뷰와 관련해 “자국 국민의 인권을 부인하고 국민을 굶주리게 하고 경제도 없고 나머지 국가들과 고립되어 있는 북한이라는 나라의 현실”을 언급하며 “오바마 대통령의 최근 언급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미 연합훈련 임시 중단 때 핵실험도 임시 중지할 수 있다는 북한의 최근 제안에 대해서도 “제안이 아니라 위협으로 들렸다. 마치 우리가 훈련의 규모를 줄이거나 중단하지 않으면 핵실험을 하겠다는 것으로 느꼈다”며 “그래서 (북한의 요구는) 터무니없는 일일 뿐만 아니라 수십년 (진행한) 훈련을 변경시키는 것과 관련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북한의 제안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공식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북한과의 양자 대화에는 의제나 조건에 제한이 없다’는 지난해 하반기 미국 행정부의 기류보다 더 강경해진 셈이다.
그는 소니 해킹에 따른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와 관련해서도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특정한 요건이 필요한데, 우리는 여러 방면으로 북한이 테러 지원을 해왔는지 기준에 맞는지 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혀, 아직 이 카드를 완전히 내려놓지는 않았음을 내비쳤다.
셔먼 차관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참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러시아 주최의 오는 5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하는지, 또한 오바마 대통령의 참석 없이 박근혜 대통령만 참석할 경우 미국은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 묻는 질문에 “가정적 상황이다.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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