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전후 현지인과 두 차례 통화
인터넷·SNS 통해 수백번 IS 검색
인터넷·SNS 통해 수백번 IS 검색
터키에서 실종된 김아무개(18)군이 실종을 전후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터키 현지인과 두 차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김군이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관련 정보와 가입 방법 등을 수백 차례 검색·질의한 사실을 밝혀내고, 김군이 자발적으로 시리아 밀입국을 시도했다고 결론을 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1일 김군 실종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 설명을 보면, 김군은 터키 도착 직후인 9일 오전 8시2분 한국에서 가져간 휴대전화로 ‘15689053********’에 전화를 걸어 2분31초간 통화했다. 김군은 보호자로 동행한 홍아무개씨에게 “시리아 접경지역인 킬리스로 여행하고 싶다”고 해 이동한 뒤, 킬리스에서 “이번 여행의 최종 목적지는 호텔 앞에 있는 모스크(이슬람 사원)다. 인터넷 펜팔을 통해 알게 된 ‘하산’이 알려줬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군은 이튿날 아침 홍씨 몰래 짐을 챙겨 호텔을 나섰고, 호텔 근처 모스크 앞에서 한 남성을 만나 시리아 번호판을 단 차량을 타고 사라졌다. 종적을 감춘 김군은 이날 오후 1시47분 전날 통화했던 그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어 4분38초간 통화했다.
현재 김군은 휴대폰을 꺼놓지 않은 상태다. 김군이 가입한 국내 통신사는 “전원을 끄지만 않으면 시리아 등 현지 제휴 통신사를 통해 위치추적이 가능하다. 그런데 아직 경찰로부터 공식적으로 수사협조 요청을 받은 것은 없다”고 했다. 이에 경찰은 “(위치추적 여부는) 외교부의 영역”이라고 했다.
한편 경찰은 김군이 사용한 컴퓨터와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최근 1년간 이슬람국가, 터키, 시리아, 이슬람 등을 517차례 검색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전사’들이 이슬람국가 깃발이나 총을 들고 있는 사진 등 47점을 찾아냈다.
김군은 지난해 3월 페이스북에 ‘이슬람국가에 가입하고 싶다’는 글을 처음으로 남겼고, 10월에도 같은 취지의 글을 트위터에 썼다. 이후 김군은 터키 현지인이 개설한 트위터 계정(habdou****) 사용자(대화명 Afriki)한테서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하산이라는 형제에게 연락하라’며 연락처를 받았다. 경찰은 김군이 터키로 떠나기 전날인 7일 페이스북에 ‘난 이 나라와 가족을 떠나고 싶어.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라는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김군의 부모는 지난 1년여 동안 아들의 계획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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