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도서관·기관 등에 공문
‘종북 논란 토크쇼’ 황선 구속
‘종북 논란 토크쇼’ 황선 구속
문화체육관광부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받은 뒤 강제 출국당한 재미동포 신은미씨의 책 회수에 나섰다. 우수문학도서 선정을 취소했다는 것인데, 이 책은 이적표현물로 판정되지도 않은 것이다.
문체부는 지난 7일 신씨의 책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를 소장하고 있는 전국 도서관과 기관 등 1200곳에 ‘해당 도서를 1월31일까지 회수하니 양해와 협조를 부탁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회수 배송비는 문체부가 부담하기로 했다. 배송할 곳으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지정했다.
이 공문을 받은 서울의 한 도서관 관계자는 14일 “문체부가 뜬금없이 책을 보내달라고 하니 황당하다”고 했다. 신씨의 책은 2013년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우수문학도서로 선정해 전국의 도서관·복지시설·교정시설·자활센터 등에 보급됐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의 후원을 받아 문체부·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시행한 사업이다. 책 표지에는 시중에 유통된 책과는 달리 ‘문화체육관광부 2013 우수문학도서’라고 인쇄돼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우수도서 선정이 취소됐는데 책이 계속 도서관에 비치될 경우 불필요한 오해나 혼란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회수를 결정했다”고 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난달 30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재미동포의 책이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돼 논란이 되고 있다. 문체부는 선정 과정 등을 면밀히 검토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가 조속히 이뤄지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같은 날 ‘책읽는사회문화재단’도 “선정 철회를 포함한 조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공문을 문체부에 보냈고, 문체부는 이튿날 이 책을 우수도서에서 빼기로 결정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는 이날 황선(41) 희망정치연구포럼 대표를 국가보안법의 찬양·고무·이적동조 혐의로 구속 수감했다. 황씨는 신씨와 함께 진행한 토크콘서트와 인터넷방송에서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윤강열 영장전담판사는 “범죄 혐의가 중하고, 재범 위험성 등에 비춰 구속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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