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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작품들의 외침 ‘여기, 사람이 있다’

등록 2015-01-14 19:58수정 2015-01-14 21:53

사진 용산참사 6주기 추모위원회 제공
사진 용산참사 6주기 추모위원회 제공
서울시청서 용산 참사 6주기 전시
예술가들 “진상규명 아직도 안돼”
‘룰루랄라 예술협동조합’ 상임이사인 나규환(36)씨는 ‘용산참사’ 사건이 일어난 2009년 1월20일 이후 1년 남짓 서울 용산에 머물렀다. 5명의 철거민과 1명의 경찰관이 숨진 용산 철거민 참사 현장을 오가며 나무를 깎았다. 그때 만든 ‘누명을 쓴 사람’과 ‘끝’이라는 두개의 조각 작품은 참사가 벌어진 남일당 건물 뒤편 레아갤러리에 전시했다.

‘누명을 쓴 사람’은 나무 기둥 밖으로 사람의 발가락만 삐져나와 있다. 나씨는 희생자들과 구속된 철거민들의 삶을 생각하며 나무를 깎았다고 했다. 한손으로 옷자락을 움켜쥐고 있는 모양을 한 작품 ‘끝’에서는 벼랑 끝에 몰린 철거민들의 삶을 담으려 했다.

용산 철거민 참사 6주기를 맞아 나씨의 작품들은 용산이 아닌 서울시청에서 전시된다. 나씨 외에 전진경·노순택·정택용·이윤엽·김일란·이혁상·권준호씨 등 용산과 인연이 있는 작가 8명의 작품들로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여기 사람이 있다’라는 이름의 합동전시회가 열린다. ‘여기 사람이 있다’는 6년 전 참사 당시 철거민들이 외쳤던 말이다.

예술가들은 용산 참사를 조각, 그림, 사진, 영상, 타이포그래피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하고 기억했다. 나씨는 14일 “국가폭력에 의한 참사의 진상 규명이 아직도 안 됐다는 분노, 다시는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의지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참사 당시 영국 왕립예술대에서 공부하던 디자이너 권준호(34)씨의 작품은 ‘오르골’이다. 숨진 철거민들과 남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적은 ‘천공 종이 악보’가 뮤직박스를 통과하면서 오르골 소리가 울린다. 권씨는 “후유증이 심한 철거민들의 생계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무책임하게 방치되는 현실 속에 ‘저기 사람이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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